|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공정위, 왜 사조그룹을 비호하나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지난 8월 시민단체인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사조그룹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내용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 행위의 금지)에 따른 부당한 자금·인력지원, 기타의 사업방해활동 위반에 따른 공정위의 사실 조사를 촉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100일이 넘도록 현재까지 공정위가 사실 확인을 지연하는 사이, 사조그룹은 화인코리아의 회생절차를 방해하며 법원이 청산절차를 진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공정위의 지연심사가 결과적으로 사조그룹의 편법적 M&A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의 지연심사 의혹을 제기할 만한 정황은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서비스헌장'에 따르면, 사건의 신고접수로부터 원칙적으로 2개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복잡한 사건, 사실관계 파악이 곤란하거나 외부전문기관의 시험 등 입증시간이 필요한 경우 등 처리기간이 연장될 경우에는 처리지연사유를 회신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사건 처리기간 2개월을 넘겼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지연사유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 강기정 의원(민주통합당)이 공정위에게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공정위는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담당자가 허위자료를 제출해 화인코리아 측에 고발을 당한 상태다.

공정위는 민원 당사자였던 화인코리아 측에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의 2010년 매출이 100만원 있었다고 답변한 반면, 강기정 의원실에는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또한 강기정 의원실에는 2011년 50억원의 자금이 사조오양에서 애드원플러스로 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변했지만,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조오양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원금액은 185억8000만원에 달했다.

공정위에서 정무위 강기정 의원실에 답변한 자료에서도 논리적 허점을 찾을 수 있다.

공정위는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가 2011년에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지만, 2008년까지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한 점과 2011년에도 사업자등록증 상 업종인 '용역경비업'이 계속 유효해 언제든지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 속한 것으로 보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위법행위에 대한 부당성을 판단한 자료에는 애드원플러스가 자금차입 당시(2011년) 경비 및 청소용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없어, 관련시장에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없다고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결국 공정위는 애드원플러스의 사업업종이 용역경비업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사건은 피고발인인 애드원플러스의 주주명부에 대한 확인 조사와 사업영위 업종에 대한 판단만 명확히 내린다면 사조그룹의 부당성이 손쉽게 드러나는 간단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위 두 가지 사실에 대한 확인과 판단을 미루고 있다.

결국 공정위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해당 민원을 지연처리하고 있는 사이, 사조그룹의 불공정행위에 의해 향토 중소기업이 탐욕스러운 대기업에 인수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사조그룹과 공정위는 모두 어떠한 답변도 불응한 채 조사시간만 지연시키며 화인코리아가 청산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늘어갈수록, 사조그룹의 불법행위와 이를 처벌하지 않는 공정위에 대한 책임론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화인코리아의 청산절차 이후에는 공정위가 사조그룹의 불법행위를 입증해 처벌한다 하더라도 약자인 화인코리아의 회생은 영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결국 공정위가 대기업을 비호한다는 멍에로부터 벗어나려면 조속한 심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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