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권위, CCTV 촬영·GPS 위치추적 '전자노동감시' 실태 조사

진정·상담 663건 접수… 개인정보 공개요구 불응하면 사측이 퇴사 위협

김시내 기자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CC(폐쇄회로)TV 촬영, 스마트폰 위치 추적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노동감시 행위에 대해 전면적인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인권위는 CCTV, GPS 위치 추적 장치 등 전자감시 기구를 활용한 노동감시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 최근 상임위원회를 열어 '스마트 기기에 의한 노동인권 침해 실태조사' 실시를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영업직으로 일하는 A씨는 "회사가 무상으로 스마트폰을 보급한 뒤 위치추적을 승낙한다는 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강압적으로 위치가 노출되는 것 같아 불쾌한데 인권침해가 아닌지 알고 싶다"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진정했는데, A씨처럼 사측으로부터 위치·근태 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접수된 상담·진정 등의 민원 사례는 지난 2001년부터 2012년 말까지 총 663건에 달했다.

인권위가 최근 작성한 '스마트 기기에 의한 노동감시 관련 위원회 진정 및 상담 사례 통계분석'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CCTV 등에 의한 영상정보 감시가 484건(68.0%)으로 가장 많았고, GPS 등 위치정보 감시 98건(13.8%), 지문 등 바이오정보 감시 77건(10.8%) 순이었다.

특히 CCTV를 설치해놓고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줌·회전' 기능을 돌려 근로자를 감시하거나 외근 때 위치추적으로 동선을 파악해 추궁하는 등 갖가지 진정 사례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CCTV 감시 일부 사례(37건)를 보면 사측이 음성녹음 기능까지 사용했으며, 녹음을 할 수 없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25조 5항)을 위반한 것이다.

회사 측이 근로자 개인정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에 근무하는 B씨는 인권위와 상담에서 "사측이 관계기관의 허가 없이 정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의 개인통장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며 "통화내역이나 가족 신상정보도 요구했고 이에 불응하면 퇴사 또는 고발 조치할 것이라며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노조활동 감시와 관련된 상담도 57건(8.6%)이 접수됐다.

노동감시 민원 사례는 2002년 3건에 불과했으나 2008년 57건으로 불어난 뒤 지난해에는 169건으로 5년 만에 약 3배로 늘었다.

인권위는 앞서 2007년 전자감시로 인한 근로자 인권침해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권고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전자기기가 발달하면서 노동현장 곳곳에서 노동감시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미 접수된 상담·진정 사례를 토대로 실태조사를 통해 노동감시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이에 따른 인권침해를 막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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