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하역사와 목재업체, 꽃과 벌이 될 수 없을까

박광윤 기자

박광윤 기자
박광윤 기자
COLUMN 南友[나무]

 

꽃은 향기를 뿜어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벌과 나비는 꽃에서 꿀을 얻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퍼뜨려 식물의 번식을 돕는다. 꽃과 곤충이 서로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동물과 식물이라는 전혀 다른 종들이 서로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신비로울 만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인간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회는 급격히 복잡해졌고, 사람들은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얽혀 살아간다. 그래서 현대사회의 삶은 서로 싸우고 서로 돕는 관계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안에 수많은 공생관계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노사관계도 그렇고, 가까이 보면 나무신문과 목재분야의 관계도 그렇다.

 

최근 인천 북항에서 하역료 인상을 둘러싸고 마치 적을 만난 듯 싸우고 있는 하역사와 목재수입업체, 둘은 어떤 관계일까. 우선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면 절대적 ‘갑’이 없다. 하역사의 경우 목재업채의 원목 수입이 중단되면 이를 충분히 대체할 물품이 없다. 혹은 목재업체가 대체 하역장을 마련하게 되면 큰 폭으로 고객이 줄게 된다. 목재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인천시에서 배후부지개발을 이유로 제3보세장치장을 폐쇄하면서 야적장 난이 심화됐다. 원목야적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인천 북항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 현재 인천 북항에서 원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반 정도라고 하니 분명 공생관계다. 문제는 공생의식이 실종된데 있다.

 

물질의 욕망을 절제하지 못한 채 각자 이익을 추구하는 본능이 강화되면서 상생의 공동체성은 파탄을 맞는다. 아직까지 이런 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을 해결한 제도적 시스템은 없었다. 어떠한 민주주의도 ‘자본’의 본능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라고 조언한다. 제도가 아닌 ‘문화’를 강조하고 ‘공생 의식’을 회복하는 것. 지금 인천 북항에 과연 진정한 소통은 있는가. 자기 이익을 위한 본능적인 주장을 제외하면 무엇이 남을까. 공통의 가치와 공생을 위한 진정한 소통이 절실한 때다.

박광윤 기자 pky@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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