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조그룹 공격적 M&A에 시달려온 '화인코리아', 결국 헐값 편법인수되나

경실련 "검찰 고발 및 관련기관 감사 청구 등 통해 대응해 나갈 것"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최근 사조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0일 입장을 내고 공정위가 재벌을 비호하고 있으며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위는 경실련이 주장한 ▲부당한 자금지원행위 ▲부당한 인력지원행위 ▲기타의 사업방해활동 위반에 대해 각각 '심의절차종료 및 무협의', '경고', '무혐의' 처리했다. 다만 공정위는 사조산업, 사조인티그레이션, 사조바이오피드가 다른 계열사에 대해 인력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조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해 8월 공정위에 이같은 사항들에 대해 사실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먼저, 부당한 자금지원행위에 대해 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사실관계인 애드원플러스의 주주 명부를 확인해야 함에도 이를 누락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사조오양은 계열사인 사조인티그레이션의 사업 강화를 위해 애드원플러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저리로 부당한 자금지원행위를 통해 화인코리아를 파산시켜 헐값에 편법인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실련은 공정위가 부당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곡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공정위가 지원객체인 애드원플러스의 업종을 경비 및 용역업 또는 사업 업종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심의절차종료'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사조오양으로부터 부당한 자금지원을 받아 화인코리아를 파산으로 이끌어 헐값에 인수하려 하고 있는 점을 미루어 사조인티그레이션과의 예상된 합병을 차치하더라도 '양계 및 축산업'으로 간주해야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며 "무엇보다 사조그룹 스스로 화인코리아 인수를 통해 양계 및 축산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지침상 부당성 판단의 기본원칙에도 '지원행위에 단순한 사업경영상의 필요 또는 거래상의 합리성 내지 필요성이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부당성이 부정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공정위가 재벌 입장에서 해당 사안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한 채권매입 및 대위변제공탁방식을 통해 채권을 인수해 화인코리아의 회생을 막고 파산을 독촉하는 애드원플러스의 방해 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대위변제공탁방식의 적법 여부로 곡해해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일반적인 채권자라면 채무조정을 통해 손실없이 채권금액을 회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조그룹은 화인코리아의 회생보다 파산을 통한 편법 인수가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채무조정을 통한 회생에 반대하고 '화인코리아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고, 신속하게 파산 절차상 환가를 통해 채권자의 권익을 보호해 달라'는 취지의 채권자 의견서를 그룹 계열사를 이용해 계속 제출함으로써 법원의 파산 판결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서 회생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하고자 하는 화인코리아와 다른 채권자를 방해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경실련은 공정위가 동일한 담당자가 전결처리를 해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전속고발권을 방패삼아 지연 조사와 엉뚱한 논리로 재벌의 부당한 지원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공정위는 재벌 대기업을 비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최선 화인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해 8월 경실련의 사조그룹의 불공정행위 고발, 공정위 담당자의 사법처리 요구 등이 묵살되는 사이에 회사가 사조그룹에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의 의도대로 유령회사를 동원해 화인코리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재벌기업이 욕심나는 회사가 있으면 유령회사를 만들어 모기업에서 돈을 빌려주고 채권을 매입한 뒤 파산시켜 헐값에 빼앗아도 된다고 홍보하는 것과 같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삼계탕 수출 1위 회사인 닭·오리 가공업체 화인코리아는 2010년 94억 원에 이어 2011년도 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전남 지역 유망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AI) 와 금융위기로 부도가 났으나 차츰 경영이 호전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사조그룹이 금융권 담보채권 66% 이상을 사들여 제1대 채권자가 되면서 법원에 파산선고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화인코리아는 법적대응에 나섰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회사회생인가에 필요한 채권자 75%가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이 내려졌다. 1965년 설립된 화인코리아는 사조그룹의 공격적 M&A에 시달려 왔다. 현재까지 영업 계속기간과 고용계속유지기간을 연장해 계속 사업활동 중에 있다.

경실련은 "해당 사안을 비롯해 재벌의 편법·부당한 행위에 대해 해당 기업에 대한 조사·감시 뿐만 아니라 검찰 고발 및 공정위 등 관련기관에 대한 감사 청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조그룹 관계자는 "끝난 사항이라 할 말이 없다. 공정위에서 무혐의 판결났고, 대법원에서도 파산선고 났다. 파산절차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고등법원, 대법원 까지 3심이지 않나. 3심에서 끝났다. 근데 더 이상 저희가 무슨 말씀을 드려야 되나"고 말했다. 검찰 고발 등 경실련의 향후 대응에 대해 "법치주의 국가인데 어떻게 하자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화인코리아는 "공정위가 사조그룹의 자회사 부당내부지원에 대해 무혐의를 내리면서 화인코리아가 적대적 인수·합병의 희생물이 됐다"며 "무혐의 처분에 대한 공정위의 재조사, 검찰의 수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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