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박대통령과 씨애틀의 잠못이루는밤

창조경제로 창조적 자본주의 이끌자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기조 연설에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 소프트회장(MS)이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역설했다.  그는 빈익빈 부익부 자본주의 폐단을 바로잡고 세계 각국 정부와 초일류 기업들이 빈곤 탈출을 위해 포괄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적 자본주의는 기존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이나 투자 차원에서 벌이는 자선사업이나 구호물품 제공과는 완전 다른 개념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제2의 인생을 ‘창조적 자본주의’ 실천을 위해 2008년 6월 33년 간 이끌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서슴없이 떠나 지금까지 기부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때 빌 게이츠의 재산은 1천억 달러를 넘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빌 게이츠와 워렛 버핏은 이제 ‘세계에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인물’ 수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버핏과 게이츠 부부는 2008년까지 각각 406억 달러와 360억 달러를 기부했다.

그런 그가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창조경제와 정부의 역할, 빈곤퇴치를 위한 해외원조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키워드인 ‘창조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새로운 기업이 나와 역동성을 유지하고 성장을 계속해나간다면서 이런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창조경제에 대해 빌 게이츠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계발하고 창조성과 혁신이 함께 이루어지기 위해 연구개발과 벤처캐피탈을 장려하는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의학과 컴퓨터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정부의 연구개발은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인 김종훈 전 벨 연구소 사장의 사퇴 파동 이후인지라 그의 이야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미있게 다가왔을지 모르겠다.

또한 본인의 주요 관심대상인 대외원조와 관련해 원조받던 국가에서 원조해 주는 국가로 발전한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롤모델이 되고 있다며 한국이 더 많이 대외원조에 기여해주기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공적원조에 있어서 민간부분의 역할이 계속 증대되고 있고 정부도 민간과의 협력에 관심이 많으며 한국의 개발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조언을 구했고 ‘창조경제’의 표상인 빌 게이츠 회장은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정부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창조경제’는 빌 게이츠 회장에겐 슘팩터가 주창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일순간 떠올리게 했을 것 같다. 슘페터는 창조적 혁신이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며 특히 경제발전 과정에서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빌 게이츠 회장으로부터 게이츠 재단이 있는 미국 시애틀 소재 게이츠 재단  초청을 받고서 시애틀 하면 ‘Sleepless in Seattle(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여류 감독 노라 에프론의 복고풍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사랑할 사람은 따로 있으며 그 사랑은 어떤 운명적인 것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동양적인 사고를 감동적이며 무게 있게 담아내 보편화된 인스턴트식 사랑에 경종을 울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구촌은 지금 소득양극화 심화와 소득불균형으로 중산층 붕괴와 함께 극빈층들이 늘어만 가고 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대기업들도 새 정부와 각계 각층의 경제민주화 성화에 못 이긴 인스턴트식 사회공헌이 아닌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책임 투자에 적극 나설때다. 단순한 사회공헌(CSR)이 아닌 상생 차원의 사회공헌(CSV)으로 나가야 된다.

5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창조경제’ 대부격인 빌게이츠는 이 땅에 다시한번 ‘창조적 자본주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창조경제가 ‘제2 한강의 기적’을 부르고 더 나아가 ‘창조적 자본주의’로 전개되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지구촌 이들에게 등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80여년전 일찍이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예언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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