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크라운-해태제과, '족벌 경영' 득인가 실인가?

'인간관계 중시' 긍정론..'기업 경쟁력 저하' 부정론 더 커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크라운-해태와 관련해서는 '족벌 경영' 문제가 주로 언급된다. 족벌 경영과 관련해서는 재벌들의 관행과 불투명한 경영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크라운-해태의 이같은 가족 경영이 시작된 건, 당시 업계 4위 크라운제과가 2위 해태제과를 대주주인 외국계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수했던 지난 2005년 1월 부터 시작됐다.

당시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하더라도 철저한 분리 독립 경영원칙에 따라 서로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를 인수하며 3년 고용 승계를 밝혔지만, 윤영달 회장은 기존의 해태 임원 7명을 포함해 20명의 직원을 보직 해임했고, 이 빈 자리들에 가족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먼저 윤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씨가 해태제과 상근고문에 자리 잡았다. 육 씨는 또한 지난 해 말 크라운제과에 합병되기 전까지 6년여 동안 크라운베이커리의 대표를 맡아왔다. 그러던 지난 해 10월 24일 크라운제과는 이사회를 열고 크라운베이커리를 같은 해 12월 말까지 합병키로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한 영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라운제과의 생과사업부로 출발해 지난 1988년 별도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해 온 크라운베이커리가 14년 만에 다시 크라운제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육 씨의 부실 경영 책임을 덮기 위하 꼼수"라고 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육 씨가 대표이사를 맡은 후 크라운베이커리는 만성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1990년 대 말까지만 해도 부동의 1위를 유지했었다. 그리고 과거 1000억 원이 넘던 매출액이 해마다 꾸준히 감소했다.

이후 같은 시기 윤 회장의 사위 신정훈 씨를 해태제과 재경본부담당 상무로 발령냈다. 회계사 출신인 신 씨는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할 당시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인수 후 해태제과 관리재정본부장으로 발령났다. 신 씨는 현재 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다. 또 윤 회장의 장남이자 지주사 격인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인 석빈 씨는 크라운베이커리 상무를 거쳐 2010년 초 크라운제과 재경마케팅 담당 상무를 맡으면서 디자인 경영을 주도해 왔다. 이후 2010년 7월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비슷한 시기 석빈 씨의 동생인 성민 씨는 크라운베이커리 안국동 지점에서 점장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상무로 승진해 지난 2010년 부터 본사로 출근하며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성민 씨는 크라운베이커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딜리댈리'의 설립을 주도했다. '특별한 하루를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로 기존 베이커리와 다른 고급스러운 콘셉트를 선언했지만 그러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로서 윤 회장의 가족경영 체제가 완성됐다. 이처럼 크라운-해태의 주요 관계 회사에는 현재 윤 회장의 가족이 포진해 있다. 이에 이러한 가족 경영이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 됐었다. 해태제과는 매년 300억 원 내외의 이자비용을 지급해 왔다. 영업으로 400억 원 남짓 이익을 남기면 이자비용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2000년 대 중반에는 잉여를 남기지 못하는 수익 구조였다. 이같은 상황으로 지난 해 9월로 예정되었던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자 막기에 급급하던 해태제과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달 정기 주주총회에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7198억 원의 매출액과 2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현재는 육 씨가 크라운베이커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상황이고, 그러나 그전 크라운-해태의 가족 경영으로 나타난 계열사들에서 보여진 경영 능력 부족으로 인한 매출 급감의 침체 현상은 문제로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철수설 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또 여전히 부채는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차입금 규모는 2011년과 2012년 말 기준 각각 5347억 원, 5286억 원이고 부채비율은 각각 354%, 341%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자비용을 신용등급 상승으로 어느 정도 줄였으나 절대적 차입금 규모가 많아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은 소유 경영자를 중심으로 혈연·지연·학연 등의 연고가 있는 중역들로 구성된 가족주의적, 폐쇄적 경영방식이 지배적인 기업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크라운-해태도 그와 같은 한 기업"이라며 "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조직화 돼 업무 수행 과정에서 기능적 전문화가 곤란하고 전문지식 보다는 권위와 상하 관계 등에 의한 통제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부정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기업족벌경영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인가라는 물음에 긍정론으로는 소유자를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로 책임감과 협동이 중시되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일면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면서 "이처럼 기업족벌경영의 긍적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긍정적 측면에 비해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는 점을 인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것은 자랑스럽고 보람된 일임에는 분명하나 기업의 전문 분야 일수록 그 업에 적임자인지 따져 볼 일이며 경영 환경을 감안, 변화와 부침이 심한 세상에 딸린 식구들과 기업의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는 데 소위 그 업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으로 하여금 경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혈연 등 기업 내 연고주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선진의식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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