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뉴스타파, 버진아일랜드 한국인 명단 1차 공개

"한국인 245명 확인"…이수영·조중건·조욱래 회장 등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버진아일랜드 재산은닉 한국인 명단이 공개 돼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독립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유령 회사)를 설립했다"며 일부 명단을 1차로 발표했다.

뉴스타파는 "이중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외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라며 "이수영 OCI 회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조욱래 DSL 회장과 그 장남 조현강 씨 등 4명이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퍼컴퍼니는 글자 그대로 서류형태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다.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은 탈세 등 조세회피를 위한 것.

우리나라에서는 대우증권이 1992년 버진아일랜드에 역외펀드 관리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1995년 6월에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장기신용은행이 케이며 군도에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무인지점을 설립했다.

ICIJ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금융 자산을 맞긴 인물들의 리스트를 작성했고, 지난 4월 4일 리스트의 존재 사실과 일부 인물을 공개했다.

관련 자료를 처음 입수한 이는 호주 출신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제러드 라일 기자다. 제러드 라일 기자는 60개 국 160명의 기자가 모인 비영리단체 ICIJ와 15개월 간 조세피난처에 대한 실태를 추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 달 버진아일랜드를 거친 검은 돈과 그 돈의 주인 수천 명을 공개해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제러드 라일 기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진아일랜드 리스트에 한국인도 상당수 포함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국세청은 명단이 공개되자 곧바로 ICIJ에 한국인 명단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국세청은 다른 경로를 활용해 명단 입수에 나섰으며, 한국인 리스트를 파악하면 이들의 탈세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다고 밝혔었다.

이밖에 국세청은 지난 14일 미국·영국·호주와 국제공조 네트워크를 통해 역외탈세정보를 공유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조세회피처 지역에 대한 역외탈세 명단 확보에 소홀해 비영리 민간단체인 ICIJ 발표 이후 "그동안 우리 국세청은 도대체 뭘 했느냐"는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뉴스타파에서 조세피난처의 한국인 리스트를 공개함에 따라 국세청의 역외탈세자에 대한 추적 등의 업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타파는 향후 매주 2~3명의 명단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