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경칼럼]론스타수익 대북송금시 재앙이다

◆ 개성공단처럼 외환은행 소송도 공개하라

현충일인 어제는 모처럼 남북관계의 해빙 무드를 조성한 긴박했던 하루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행노선은 성공할 수도 없고 고립만 자초하기 때문에 속히 한반도 프로세스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시간이 훌쩍넘은 12시경에 북한은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포괄적 회담제의를 해왔고 1시경쯤에 남측에서 서울 장관 회담 제의로 답했다. 이어서 인터넷 언론인 뉴스타파가 5차 발표한 버진 아일랜드 조세회피처 페이퍼 컴퍼니가 북한 인민무력부 비자금 계좌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언론들이 속보로 긴급 타전했다.

버진 아일랜드의 북한 정권 비자금 계좌 가능성 보도를 접한 순간 필자의 머릿속은 희비가 교차하며 오후 내내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미국 등 선진 각국이 역외탈세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스위스 은행들이 비밀주의 노선을 포기하자 다급해진 북한 정권이 남북대화에 나온 것은 아닐까. 

그간 중국이 남북대화에 응하라고 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핵개발에 몰두하면서 연거푸 공해상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던 북한이 급작스럽게 남북대화에 응한 것은 혹시 조세회피처에 묻어둔 북한 정권의 비자금이 각국 공조로 언젠가는 공개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선제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만든 것은 아닐까. 지금으로서는 알수 없지만 북측의 제의는 그 시기가 절묘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고 궁금증은 계속 이어진다.

물론 북한으로선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득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엔 이론이 없다. 어찌됐든 2003년 남북한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 났을까.

노무현 정권 출범후 100일이 지난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이 성대하게 이뤄졌고 세계 각국의 이목도 집중되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외환은행이 국민들 모르게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몇 개 부처에서 몰래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1998년부터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것을 알고 (검찰 내부수사 자료에 따르면)외환은행 매각을 반대했던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그때까지도 외환은행 매각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물론 청와대 특명하에 은밀하고 내밀하고 비밀스럽게 ‘3밀(密)전략’으로 협의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했다.

그리고 2003년 7월 외환은행 매각 발표가 공식적으로 언론에 나왔고 그 이후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06년 검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지만 매각 진실을 알고 있는 금융감독원 실무자와 외환은행 담당자가 검찰 수사 직전과 그 이후 연이어 둘다 사망해 외환은행 매각 비밀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안탑깝게도(?) 철저하게 은폐되고 불법으로 조작된 외환은행 매각 진실은 지난해 연초부터 거대한 음모가 드러나면서 본격적으로 밝혀기지 시작했다. 이제 론스타 게이트는 장두노미 형국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유독 화성인들처럼 느껴지고 있는 정치권과 박근혜 정부만 외면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이 모두 수사권도 없고 정보제한이 있는 열악한 시민단체들과 학계의 피눈물나는 노력 덕분이었지만 상황이 이러다 보니 민심만 흉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 이 상태대로 오래갈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고 단언한다. 여기저기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후문때문이다.   

 ◆ 개성공단처럼 외환은행 소송도 공개해야 7조원대 세수가 늘어난다   

10년전 개성공단 착공식과 외환은행 매각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지금도 10년전의 상황과 너무 흡사해 짐짓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방송과 언론들은 어제 북측의 개성공단 협의 제안에 흥분했지만 지난 10년간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있고 지금도 검찰수사와 외환은행 불법매각 무효소송,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무효소송, 2조5천억원대의 ISD 국제소송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관심밖이었다. 조세회피처의 북한 정권 검은자금은 이슈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으로 그런 주장을 할까. 우선 개성 공단에 대해 알아보자. 개성공단은 주지 하다시피 남북이 합의하여 북측지역인 개성시 봉동리 일대에 개발한 공업단지다.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이에 일환으로 2000년 8월 남쪽의 현대 아산과 북쪽의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 민경련간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여 공단 조성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북측이 2002년 11월 27일 개성공업지구법을 공포하고 12월 남측의 한국토지공사와 현대아산, 북측의 아태, 민경련간 개발업자지정합의서를 체결하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을 가져 2004년 6월 시범단지 2만 8천평 부지조성을 완료했다. 2004년 6월 시범단지 18개 입주업체 선정 및 계약을 체결하고 12월 시범단지 분양기업에서 생산된 제품의 첫 반출이 있었다. 2000년 8월 합의서 체결후 4년 4개월 만의 성과였다.

개성공단조성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이 결합해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 남측에서는 한국토지공사가 자금조달을 비롯해 설계, 감리, 분양 등을 맡고 현대아산은 시공을 했다. 2004년 4월에 공장구역 1단계 100만평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하였고 정부는 2007년 5월 개성공업지구지원 법률을 제정해 12월에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 공식 출범했다.

다음은 이번에 북측 포괄적 대화 제의에 들어 있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다. 금강산 사업은 현대아산에서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1989년 방북해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한 후 1998년 6월 현대와 북한 아태, 금강산관광총회사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 추진했다. 9년만인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댓가로 매월 1,200만달러를 북한에 지불하기로 하고 1998년 11월 18일 금강호가 첫 출항을 했다.

이후 2002년 국정감사에서 ‘4억 달러 대북지원 의혹’으로 불거진 대북송금 사건은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현대상선이 북한에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2003년 4월 특검 수사결과 현대가 금강산 관광사업 댓가로 4억 5,000만 달러를 국가정보원 계좌를 통해 북에 지원했으며, 이 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금 1억 달러가 포함돼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대북 사업 협력 명목으로 박지원 의원이 현대그룹 측에서 양도성예금증서 150억원을 받았고 김영완씨가 이 돈을 건네받아 관리해 왔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 돈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결국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지난 5월 현대 비자금 121억 상당의 현금이 국고로 귀속됐다. 그리고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은 돈관리를 했던 김영완씨를 10년만에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그렇다면 금강산 관광사업보다 정치, 경제, 사회적인 효과와 국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개성공단 조성 사업에는 과거 정권 차원의 뒷거래가 없었을까. 이를 두고 항간에는 여러 루머가 떠돌고 있다. 세계인의 관심을 갖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에 거액의 돈이 들어갔다면 그 돈은 어디서 흘러 나왔을까.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개성공단 사업 전후에 한국 정부로부터 이득을 본 당사자들이 지급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말고 또 있었을까. 있었다면 그 당시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4조7천억대의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론스타 말고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대선 하루 전날인 2002년 12월 18일 룩셈부르크에 자본금 1억6천만원짜리 회사(LSF-KEB Capital Investment SarL)를 설립한다. 

개성공단과 외환은행 매각이 관련성이 있다면 이것을 알고 있는 인사는 당시 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현 국회의원)과 이정우 정책실장, 권오규 정책수석, 재정경제부 김진표 장관(현 국회의원), 김광림 차관(현 국회의원), 변양호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과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감독위원회 이정재 위원장, 이동걸 부위원장, 김석동 감독정책1국장, 유재훈 과장(현 금융위원회 증선위원회 상임위원),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등이다. 추 1차관과 유위원, 주비서관은 2003년 7월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결정하면서 ‘도장값’ 발언이 나온 조선호텔 ‘10인 비밀대책회의’ 참석자들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조세회피처 버뮤다에 유령회사인 페이퍼 컴퍼니 5개를 급조해 만들고 다른 회사들과 함께 1조4천억원을 투자해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올해 초에 발간한 싸이대통령(김준환 저) 책자에 따르면 한국계 자금 즉 검은머리 외국인은 4,600억원이며 5개 회사는 한국계 투자자들을 위해 정권차원에서 전격 설립한 회사라고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적시하고 있다.

싸이대통령 책자 대로라면 론스타가 4조7천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니 이중 33%에 해당되는 1조6천억원이 정권비자금에 해당된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나 특검이야기는 한마디도 안나오니 참으로 이상하다. 한나라당은 2006년 야당시절 론스타 게이트로 재미를 톡톡히 봤고 그 중심에 현재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 공격수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정권을 두 번 잡았지만 꿀먹은 벙어리고 민주당은 개별 의원차원에서 간간히 이야기 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이용한 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유령회사를 설립한 버뮤다 인근에 있다. 버뮤다도 론스타같은 헤지펀드들을 비롯해 세계 부호들이 자주 이용하는 악명높은 조세회피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원전비리와 외환은행 불법매각의 검은 커낵션 구조는 동일하다. 부패한 공무원들이 결탁해 사익을 챙긴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론스타는 한국정부를 상대로 2조5천억원대를 돌려달라며 ISD 국제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여기서 한국 정부가 패소하면 론스타는 7조 2천억원대의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다.

◆ 박 대통령은 외환은행 매각 비리 철저히 밝혀라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데도 정부는 2003년 매각 당시처럼 비밀리에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고 잘못을 했기에 비공개로 한단 말인가. 비공개로 하면 무조건 한국정부는 패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많은 금융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론스타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된다.

지난 5월 20일자 사설(허태열 비서실장은 인선배경 밝혀라)에서 밝혔듯이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허태열 비서실장은 외환은행 매각과정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현직 3인의 인선과정을 파악해서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해야 한다.

외환은행 불법매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알베르 까뮈가 말했듯이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뿐이다.

이번 북측의 대화 제의는 박 대통령이 정권 초기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한다는 강경한 입장 때문에 북측이 대화에 나왔다고 본다. 현재 법무부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고 있는 론스타 소송도 일정 부분 반드시 국회와 국민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주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전비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개인의 사욕과 바꾼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진상 규명과 함께 비리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원전비리와 외환은행 불법매각은 사익을 챙기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차원에서 너무 흡사한 천인공로할 사태다.

지난 10년간 국론의 중심에 서있는 외환은행 사태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갈지 예측할 수 없다. 이를 눈감고는 박근혜 정부는 암울한 론스타 게이트에 시달리며 남은 임기를 채울 것이다. 그리고 이번주에 벌어진 국민은행 금융지주와 농협 금융지주 회장 인선은 관치 금융의 극치였다.

요즘 뉴스타파 후유증인지 몰라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국세청이 공조해서 역외탈세를 근절시키겠다고 야단법석이다. 뉴스타파에 나온 조세회피처는 이미 론스타 게이트에서 수도 없이 되풀이 되었던 패턴들이다. 버뮤다를 조금만 들여다 보면 금방 한국인 투자자들을 알수 있다. 검찰을 비롯해 4기관들은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싸이대통령에 증거 자료들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듯이 정공법을 택하라. 무엇이 두렵다는 말인가.  

원전비리에 단호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관치금융 인선과 외환은행 불법매각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부패고리와 금융 모피아를 척결하지 않으면 창조금융을 통해 제2 한강의 기적은 허망된 꿈이요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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