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연매출 1000억 원 이상 중견기업인들도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및 동국실업 대표, 오정현 SSCP 대표이사 사장 등 4명이 포함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6차 명단을 발표했다.
먼저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2008년 2월 버진아일랜드에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란 유령회사를 아들 김창헌 씨 등과 함께 세웠고, 자신이 사망하면 아들이 모든 회사의 권리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씨에스윈드는 연매출 3000억 원 규모의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이 회사는 2008년 1월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김 회장은 투자유지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뉴스타파 측은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 PTN 내부자료 분석결과를 토대로 골드만삭스가 해당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중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김 회장은 이를 부인했고 관련 해외계좌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KNY, 갭(GAP), 자라(ZARA) 등의 패션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노브랜드 김기홍 회장도 지난 2003~2009년 사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및 채널제도 저지섬에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회장은 이 중 '윈 하베스트 컨설턴츠', '아크랩 플래닝' 등 2개 유령법인 명의로 개설한 UBS 홍콤지점의 계좌 인출권을 본인과 그의 배우자(이선희 씨)가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면계약서를 작성하고 법인 등기이사를 차명으로 게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와 관련 노브랜드 측은 "페이퍼컴퍼니 존재는 인정하나 사업상 필요에 의해 설립했을 뿐 실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박효상 갑을오토텍·동국실업 대표, 오정현 SSCP 대표 등이 버진아일랜드에서 유령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매출 수천억 원 대를 올리며 대표 중견기업인으로 성장한 이들은 이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재산 상속이나 증여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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