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피아·피어공화국, 그리고 부패공화국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으로 썩은 부패 공화국이며 언제 또다시 대형 비리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 공화국이다. 국경을 넘나들며 날뛰고 있는 부정 노블레스들의 집단 광기 속에서 자행된 싸이코 패스들의 충격적인 장면도 목격한다.

올해초 출간된 싸이대통령의 머리말에 나오는 대목으로 자고 나면 터지는 요즘 부패 범죄상들을 예측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뜻하면서도 씁쓸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국제투명성 기구가 발표한 201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은 176개국중 45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CPI는 4년 연속 하락중이며 OECD 34개국 가운데서도 2년째 27위로 이제 세계인들로부터도 부패 공화국 소리를 들어도 어쩔수 없을 것 같다.

최근 재무부 관료 출신들의 금융모피아를 본따 원전피아, 복지부 출신 복피아, 건설부 출신 토건피아, 민자사업 피아 등 신용어가 줄줄이 등장했고, 지금도 새로운 피아 그룹들이 독버섯처럼 연달아 솟아 올라 언론 매체들을 장식하고 있다.

영어 피어(peer)는 같은 또래나 동료로 자세히 들여다 본다는 동사 뜻도 있다. 앞으론 부패 공화국이라는 추상적 용어대신 낙하산 인사와 회전문 인사 등 끼리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피아 공화국이나 학연과 지연, 출신 또래들이 부패 사슬 속에서 먹잇감을 내밀히 들여다 보며 해먹는 피어 공화국으로 바뀌어야 될 것 같다.

피아 공화국이나 피어 공화국 모두 상명하복의 관료주의와 부동의 갑을관계가 빚어낸 집단사고(group think)의 발현물들이다. 연고와 서열을 중시하는 관료주의하에서는 일방적인 충성과 비합리적인 집단사고만 강요된다. 조직에서 이탈한 자는 어김없는 따돌림과 한직으로 보상받는다. 원전 비리 검찰 수사에서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과시키라고 지시를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과 7인 비밀 대책회의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박근혜 정부가 목소리 높여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는 관료주의와 끼리끼리라는 높은 벽에 색이 바래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권력의 폐부(肺腑)와 그 언저리를 오가며 유착(癒着)의 단맛을 즐기는 영원한 기생 집단이 있는 한 창조경제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권은 유한해도 피아공화국이나 피어공화국은 영원할 것 같다.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다. 민주공화국에서 피아공화국과 피어공화국을 완전 근절시킨다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끼리끼리 폐해는 이미 도가 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인 특별 감찰관제와 상설 특별검사제 도입은 아직 캄캄 무소식이다. 요즘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론이 솔찬케 나오더니 이젠 한 시민단체가 대놓고 거리에 플랑카드를 내 걸었다.

세금없는 대물림과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을 챙기는 일부 재벌 총수 일가들에게 경제민주화라는 명분으로 철퇴를 가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게 대다수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다.

이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초 공약대로 약속대로 상설 특별검사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 경제민주화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요즘 민심은 흉흉하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이 공약을 잊었다고 생각하고 경제민주화 속도 조절과 상설 특검 도입을 지연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은 공약을 이행치 않은 당에게 어김없이 선거 참패를 안겨줬다는 것을 말이다.

부패척결과 창조경제,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는 CPI가 4년 연속 하락중인 부패 공화국에서 아무리 봐도 찰떡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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