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안되는 상황설정. 영화 <감기>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감기'는 그다지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국내 누적 관객수는 311만 8,847명으로 수익은 꽤 얻은 편이지만, 현실성 없는 상황 설정과 지난친 반미 성향, 공권력 비하는 관객 눈에 좋게 비치지 않았다. 그 덕에 네티즌 평가는 7점대, 평론가 평가는 6점대로 '범작'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단 평이 많았다.
이 영화는 정부 '엉망'으로 묘사했다. 감염된 국민을 종합운동장 지하에 격리한 채 방치하고, 사망자는 감염을 막는다며 바로 시신을 밀폐 처리해 화장한다. 격리된 시민은 공포에 질린 탓인지 일반 감염자도 총살당한다는 흉흉한 소문을 믿는데, 극 중반에 이것이 사실임이 밝혀진다. 정부사 아직 숨이 붙어있는 환자까지 화염방사기로 살처분했던 거다. 아무리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설정이다.
수용시절을 뛰쳐나온 사람들은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청와대로 행진한다. 국무총리는 군대를 동원해 이들에 발포명령을 내리고, 수많은 사람이 총탄에 목숨을 잃는다. 차인표가 연기한 대통령은 제 나름대로 정의로운 인물이지만, 2인자인 국무총리 독단으로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실제론 실권이 없는 자리란 걸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는 장면이다. 여기에 서로 책임을 돌리는 정치 싸움, 성남을 집중 폭격하려는 미군 사령관까지 등장하자 영화는 완전히 산으로 가버린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이 영화가 뜻하지 않은 재조명을 받고 있다.
? 알고보니 리얼리즘?.... 2년을 앞선 예언
이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 이동진 평론가는 "상황이 급변하게 바뀌는 게 설득력이 부족하고 우연적 설정이 많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후진국도 아니고 감염자 한 명으로 국가 전복까지 이어지는 건 현실성 없다."라는 관객평도 이어졌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한지 불과 2년 후 현 정부가 보여주는 무능한 질병관리와 대처가 도마에 오르며, 이 영화가 철저하게 '리얼리즘'을 따르는, 시대를 앞서간 영화였다는 재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의도적으로 국민을 살해할 리는 없다. 하지만 조기에 바이러스를 진압하지 못해 질병이 속수무책으로 확산된 점, 질병 정보 통제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점, 환자 격리 외엔 별다른 치료도 못하는 의료진, 이 와중에 이득을 얻어보려 쑈를 하는 정치인, 내부 의견 충돌로 흔들리는 내각 등은 2015년 6월의 모습과 굉장히 닮아 있다.
국민의 모습도 별 다를 건 없다. 극 중 주인공인 '김인해'란 캐릭터는 매우 이기적인 성격으로 묘사되는데, 자기 딸이 병에 감염되었음을 알고도 비감염자 시설에 들여보내며, 항체가 개발된 후엔 자기 딸부터 살리겠다며 멋대로 사용하고, 심지어 항체를 조건으로 사람들을 협박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여자의 직업은 의사다. 이는 자기 이득을 먼저 생각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국에 확산시킨 우리의 시민의식 부족을 떠올리게 한다.
? 박근혜 대통령 방미 취소... 국민과 합심해 메르스 이겨내길
그나마 위안이 된 건 영화 속 한국 대통령이 정의로운 인물이란 점이다. 그는 미군 전투기가 발병지인 분당을 폭격하려 하자 수도방위사령부에 격추 명령을 내린고, 미군 사령관이 협박하자 "분당 시민은 국민이 아니냐, 내가 모든 걸 책임지겠다."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다. 현실에선 아무리 위급사항이라도 미군이 임의로 한국인을 공격할리 없지만,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는 인상적으로 보였다.
국내가 혼란할 때마다 외국행을 선택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만큼은 미국행을 연기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분명 한국에 많은 이득을 줄 것이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국민의 시름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극성을 부리던 메르스도 정부 대처로 진압되는 모양새다. '감기'속 대한민국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국민부터 대통령까지 합심해 더 이상의 피해자 없이 메르스를 이겨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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