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부, 독자적 대북제재로 북한 '전방위 압박'

대북제재

정부가 8일 북한의 바닷길을 틀어막는 해운제재와 북한의 단체 및 개인에 대한 금융제재 등을 골자로 하는 독자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북한에 대해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다.

가장 뼈아플 독자제재로는 북한에 기항(寄港)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가 꼽힌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정부는 5·24 조치를 통해 북한 선박의 국내 입항 및 영해 통과를 불허했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북한 항구에 들렀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북한이 아닌 제3국 선박도 국내 항구에 들어올 수 없게 하는 해운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북한으로 화물과 승객을 실어나르는 선박은 세계 6위 수출대국인 한국 물류시장에서 즉각 퇴출되는 셈이다. 일본 역시 지난달 10일 인도적 목적을 포함한 모든 북한 국적 선박과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일본 입항을 금지했다.

해운제재 대상이 과거 한 차례라도 북한에 기항한 적이 있는 선박 전부가 될 지, 8일 이후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에만 적용될 것인지, 시행까지 유예기간을 둘 것인지 등 세부사항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당국자는 7일 "해운제재 대상이 될 선박은 중국 국적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제재 대상 선정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중국과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이 소유하고 있는 '편의치적(便宜置籍) 선박'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운제재는 남·북·러 3국 물류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사실상의 '사망선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연탄 등 러시아 제품을 열차를 이용해 러시아 극동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으로 옮긴 뒤 선적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유연탄 수출은 러시아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예외로 규정됐다. 그러나 일본에 이어 한국까지 북한 기항 제3국 선박의 입항을 금지할 경우 사업성이 크게 낮아지는 만큼 화주들이 화물을 실어나를 선박조차 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북한 단체 수십 곳과 개인 수십명을 금융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 단체와 개인을 독자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중 절반가량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등에 포함되지 않은 우리 정부만의 독자적 제재 대상으로 알려졌다.

제재대상이 된 개인에는 실무 차원에서 핵실험을 주도한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비롯해 군수공업부 핵심 인물이 대거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 부부장 외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두각을 드러낸 다른 핵·미사일 개발 관련 신진 엘리트들도 이름을 올렸을 수 있다.

이밖에 북한의 핵심 외화벌이 일꾼들과 김정은 정권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단체 다수도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초안에서 신규 개인제재 목록에 올랐다가 러시아측 요청으로 제외된 장성철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러시아 대표도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리스트에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백두혈통'과 최고위층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실장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29)과, 북한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우리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의 경우 본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만큼 제재 실효성이 작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북압박 공조를 계속해 가야 할 중국이 거부감을 보일 가능성과, 북한과 최소한의 대화 여지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 등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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