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원구성 협상 원점…'협치' 팽개치고 '위법국회' 되나

20대 국회

제20대 국회 개원을 위한 여야 3당의 협상이 국회의장 선출을 둘러싼 대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이 의장을 맡는 게 확립된 관례"라며 두 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의장을 '자율투표'로 선출하려는 시도를 맹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의장직을 양보하겠다던 새누리당이 '의장직 사수'로 돌변하면서 여야 협상을 꼬이게 했다고 받아쳤다.

결국 원(院) 구성 협상을 위해 이틀간 진행된 여야 3당 실무진의 접촉마저 1일 끊어졌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협상이 결렬되고 나서 이날 각자 마이크를 잡고 상대편의 협상 태도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는 더민주가 제1당이니까 국회의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데, 정치권에 30년 가까이 있었지만 처음 들어보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여소야대 구도에서도 국회의장은 여당 출신이 맡았는데, 야당이 느닷없이 원내 1당이라는 이유로 국회의장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로 의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야권에서 흘러나오는 데 대해 "머릿수만 믿고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유투표 방침은 두 야당이 협상 판을 들고 달아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야합을 사과하고 꼼수를 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기 전까지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어제부터 국회의장직을 가져가겠다고 (의장직을 양보하겠다던) 입장을 선회했다"며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 협상이 어렵다"고 맞섰다.

여소야대 구도에선 원내 1당이 된 야당 출신이 의장을 맡는 게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에 나와 "자유투표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정 여당에서도 의장을 못 내놓겠다고 하면 국회법에 (의장 선출은) 무기명 자유투표로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이용호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은 (의장 자유투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한 바는 없으나, 당 일각에서 자유투표를 하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더민주와 일정부분 보조를 맞추면서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의장 선출과 맞물린 18개 상임위원장의 배분에서도 여야 3당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핵심은 법안·예산안의 출입구로 불리는 운영·법제사법·예산결산특별위원회다.

새누리당은 의장은 물론 운영위원장도 여당 몫으로 굳어진 지 오래며, 백번 양보해 야당에 의장을 내주더라도 운영·법사·예결 등 세 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 강경하다.

그러나 더민주는 의장뿐 아니라 이들 세 위원장 중 하나를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며 정반대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보건복지위원장을 가져오는 대가로 더민주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의장 및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20대 국회 역시 '지각 개원'을 답습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오는 7일 첫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의장을 뽑고 9일 다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이 같은 법규는 아랑곳하지 않는 '위법 국회'로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국회 개원이 늦어질 경우 국민의당은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더민주는 "오히려 일을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난색을 보였고, 새누리당은 "판을 깬 이유부터 밝히라"고 두 야당을 싸잡아 공격하는 등 20대 국회는 첫발부터 '협치'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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