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野 "국회의장 자유투표하자" vs 與 "의회독재 미련 버려야"

국회

제20대 국회 첫 임시회가 7일 소집됐지만,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하면서 국회의장단과 각 상임위 소속 위원들이 존재하지 않는 '유령국회'로 첫발을 내디뎠다.

여야 3당은 원 구성 마감 법정 시한인 이날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의장직을 가져가겠다고 대립하면서 협상 타결에 실패, 이날 예정했던 본회의 개의와 국회의장단 선출이 무산됐다.

여소야대(與小野大)와 3당 체제라는 새로운 구도로 출발한 20대 국회 역시 스스로 만든 법 규정을 위반하는 '불법의 전통'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국회는 지난 1994년 6월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국회 임기 개시 이후 7일 이내에, 상임위원장단은 최초 집회 이후 3일 이내에 본회의에서 선출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했지만, 지금까지 22년간 단 한 번도 이를 준수한 적이 없다.

게다가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와 교섭단체 증가라는 새로운 변수가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역대 가장 늦게 원 구성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평균 51일가량(임기개시일 기준) 걸렸던 원 구성은 이번엔 정기국회 직전에야 완료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협상에 진척이 없자 이날 오전 국회의장 후보를 각당이 내고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자는 방침으로 회귀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각당이 자유롭게 의장 후보를 내고 본회의 표결로 결정하자고 제안했고, 더민주는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이를 수용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을 자유투표를 해서 선출하자는 의견에 대해 국민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4·13 총선의 민의를 존중, 원내 1당이 의장을 맡아야 하며 원 구성 시한을 지키고 소모적 논쟁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 국회의장 후보를 각자 내고 표결로 뽑는 방안에 공조했고, 이에 새누리당이 "협상 분위기를 깨려는 야합"이라며 반발함에 따라 닷새 동안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더민주는 전날 공식 입장을 통해 '일방적 표결 추진'이 아니었다고 유감을 표하면서 협상이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이날 야권이 다시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재추진하고 새누리당이 다시 강력히 반발하면서 협상이 또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어제만 해도 두 야당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제대로 협상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약속은 하루도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두 야당은 입으론 국민과 민생을 외쳤으나 머리로는 당리당략과 자리 나눠먹기에만 급급하다는 점을 만천하에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의회 독재에 대한 미련 버리고, 신뢰에 입각한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지도록 전향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만났지만 주요 쟁점을 놓고 이견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은 협상의 틀 자체를 깨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데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국회의장단 선출조차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서 상임위원회 개편 논의도 물 건너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회의장직과 '알짜 상임위원장'을 주고받기식으로 일괄 타결하는 방안이 꼬인 원 구성 정국을 풀 가장 효율적 해결책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상임위 편재부터 확정돼야 한다.

그런데 현행 상임위 편재를 놓고도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임위 개편 논의까지 함께 진행되기 시작하면, 협상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3당이 의장 하나를 놓고도 해답을 못 찾고 있는데, 상임위 개편을 어떻게 논의하겠느냐"면서 "3당 구조에서는 현행 상임위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위원장을 나눠갖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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