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이제 특검이 역사적 사명을 다할 때이다

박대통령이 검찰수사에 불응하는 가운데 어제 특검법이 제정되었다. 검찰은 늑장수사로 국민들의 의혹을 받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중간수사결과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변경하게 되었으며 박대통령의 여러 가지 불법행위에 대한 혐의와 증거자료를 확보하게 되었다. 검찰은 수사결과에 대한 99%의 진실성을 자신하고 있는데도 박대통령은 이를 허구로 단정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사과에서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응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로써는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국민을 다시 한 번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 그런 가운데 검찰은 다시 한 번 더 검찰의 수사요구에 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하나 이미 검찰수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고 한 청와대의 발표에 미루어보면 기대난망이다. 검찰은 마지막으로 제3자 뇌물수수죄를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특검이 사건의 진실을 최종적으로 밝혀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드러나는 특검의 수사결과는 지금 진행 중인 검찰의 조사결과와 더불어 앞으로 예상되고 잇는 탄핵의 주요한 증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퇴임 후 박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의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법적 차원의 의미 이외에 이번 특검의 수사결과는 정치문화적, 도덕적으로도 매우 심대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는 정치적 권력이 기업을 지배하는 정치문화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으며, 이것으로 인하여 정경유착과 부패가 끊임없이 발생되어 왔다. 최순실 국정농단도 이런 전근대적 정치문화를 틈타서 자행된 것이다. 40년 전 새마음봉사단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나 미르재단이 기업으로부터 수령한 거액의 기부금은 본질적으로 공권력을 이용한 기업착취라고 할 수 있다. 외형은 자발적 성금의 형태를 띠지만 실질적으로는 절대적 권력을 소지한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내는 준조세와 같은 돈이다. 이는 건강한 자본주의나 건전한 민주주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행태로써 천민자본주의와 권위주의적 천민정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근대적 국정농단의 처리를 통하여 이런 더러운 정치문화가 이 땅에 다시 소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들, 특히 정치인들이 권리를 행사하면 의무를 지고, 특권을 지니면 그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도덕적 형평성이 지켜져야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이런 도덕적 균형감각을 상실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금 피의자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특히 소위 친박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도덕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가. 정치안정이 경제발전의 전제조건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 경기는 점점 악화되고, 국내외 경제적 환경이 날로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대통령퇴진문제와 정치적 리더십의 상실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이런 사태는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는가,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 대권을 지닌 자와 대통령 주위위에서 부귀공명을 향유한 자들이 먼저 이런 물음에 솔직한 대답을 해야 한다. 만약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상응한 자정의 조치를 하지 못하면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또 다른 공권력으로 단죄를 할 수 밖에 없다.

사상 최대 규모로 꾸려진 이번 특검은 그 규모만큼 다루어야 하는 사건이 중차대하다. 그 결과가 특정인의 지위변화와 처벌을 가져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정치문화를 고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들은 이번에 출발하는 특검이 정치문화쇄신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다해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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