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눈] 대통령의 불효

윤근일 기자

효의 근본은 자식이 두 가지 방향으로 행동하는데 있다. 적극적으로는 도덕적으로 좋은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입신양명을 통하여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소극적으로는 명예를 훼손하거나 가문에 욕이 되는 일을 하지 않아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대통령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통하여 국기를 문란케 하고, 공공정책의 관리를 잘 못하여 국가경제를 어렵게 하고 사회갈등을 조장함으로써 탄핵의 위기에 놓여있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문제이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돌아가신 부모님께 큰 불효를 저지른 결과를 초래하였다.

지난 29일 옥천에서는 육영수여수의 탄생을 기리는 숭모제가 개최되었다. 지금까지 추모제는 별 탈 없이 잘 개최되었다. 그러나 어제 행사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이 행사를 추진하려는 주최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단체가 몸싸움을 벌이고 고성과 상호비난전이 벌어지면서 30분 남짓 행사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엄숙한 추모행사의 뜻을 전혀 지니지는 못하게 되어 버렸다. 박대통령은 저승에 가서 인자하고 배려심이 많은 국모로 평가받았던 어머니에게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겠는가.

박정희 대통령은 부분적 독재의 비난이 없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통치자로서 국내외에서 그의 뛰어난 리더십을 평가받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새마을 운동을 통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을 그의 집권기간 동안 수출주도형의 공업국으로 발전시켜 고속성장을 가능케 하고, 20세기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한 나라로 평가받게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학자들의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평가에서 오랫동안 수위를 유지하여 왔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가. 경제, 사회, 외교정책에서의 실패와 부정적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국정질서를 문란케 하고, 측근 부패가 곳곳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고, 대입현장에서는 편법이 판을 치도록 하여 국민들의 분노와 원성이 하늘을 찌르도록 하였다. 아버지의 후광과 음덕으로 대통령이 되어 정치를 신통케 하여 부친의 공적을 크게 훼손하고 말았으니 저승에 가면 어떻게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겠는가.

세상만사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오늘날 평범한 일반시민이 불효를 하지 않기는 어렵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자가 불효를 저지르지 않는 것은 더욱 어렵다. 국가의 대권을 향유하는 대통령은 물론이고 공권력을 지닌 모든 공직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