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선 협상, 후 탄핵이 바람직하다

박대통령의 퇴진을 국회결정에 맡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아직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탄핵소추에 사실상 결정권을 진 새누리당의 비박의원들이 탄핵강행에 대한 의견의 일치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실질적 원인이다.

지금 맞부딪치고 있는 두 개의 구체적 대안은 새누리당의 대통령 4월말 퇴진이고, 야당의 탄핵강행론이다. 여기에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번 주말 시시위에서 들고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즉각 퇴진이다. 박대통령의 제3차 담화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이 몇 달 뒤 물러날 것이 아니라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국의 혼란과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연장되고 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두 가지 방안은 각각 무시하지 못할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내년 대통령퇴진안은 국민들의 불만과 요구를 고려할 때 심리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 국민들의 분노와 탄식을 다섯 달이나 더 지속되게 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예의가 결코 아니다. 그보다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더 문제이다. 물러날 것이 정해져있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대통령의 말이 정치과정에 제대로 먹혀들어 가겠는가. 박대통령은 이미 무능하고 신의가 상실된 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다. 이제 박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로 생각하고 대우하려는 사람들은 국내외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박대통령의 재직기간을 4월말 까지 연장시킬 수 있겠는가. 그것도 국내경기는 곤두박질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정치경제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야당의 주장대로 탄핵절차를 강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다. 만약 비박의 다수가 탄핵소추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부결 된다면 정세는 더욱 복잡하고 사회는 더욱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국회는 여야 간에 비난과 대립으로 날을 세우게 될 것이고, 시민들의 불만과 시위는 더욱 격화될 것이며, 군중들이 태우는 분노의 불길은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 까지 빠른 속도로 번지게 될 것이다. 연말연시는 한 해의 국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 시기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정책이 표류되고 국정이 마비되어서 되겠는가.

그렇다면 박대통령의 퇴임은 내년 4월 보다 앞으로 당겨져야 한다. 그 구체적 시기는 여야가 협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1월에서 늦어도 2월까지는 퇴임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대통령이 특검수사를 받는 기간 중 퇴임할 수도 있고, 대선준비에 충분한 기간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 문제이고, 당파적 차원의 문제일 뿐이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고려하면 박대통령 퇴임 후 60일이면 선거운동기간이 결코 모자라지 않은 것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에 대하여 우리는 이미 상당한 정보를 알고 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하여 국민들이 선택하는데 필요한 자료는 충분히 알 있는 시대이다.
이렇게 보면 여야는 우선 대통령 퇴임시기를 놓고 우선 진지하게 협상을 전개한 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아당은 과감하게 탄핵절차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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