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터뷰] 하이브리드 미술가 차홍규 교수

오경숙 기자

차홍규 교수는 별난 인생을 살아온 작가로 필자와는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그가 북경 칭화대학교 재직 중 국내전시를 가졌었는데 그 때 전시장을 방문하여 작가를 알게 되었다. 미술을 좋아하는 필자는 여유시간이 있을 때는 전시장이나 음악회를 가곤 하는데, 전시장에서 본 그의 작품은 한지, 나뭇가지, 금속, 유리 등 여러 재료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묘한 생동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이브리드 작가라 불리는 차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을 위해 일일이 작품을 설명해준다.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 전시장에서 그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차홍규 교수

◆ 반갑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저도 반갑습니다. 저는 창작을 하는 작가로써 창작에 몰두하며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며 때때로 책도 읽으며 지내지요. 작년에만도 개인전을 6~7회는 한 것 같습니다. 왕성하게 전시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 6~7회요, 한해에 그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그렇지요. 그렇지만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최근에 열린 서울 관악구청 하이브리드 작가 차홍규 초대전에서도 우리의 전통 나전칠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새로운 작품을 시도하였습니다. 전 전시를 하면서도 시간을 절약하고자 전시장에서도 작품을 합니다. 그러기에 아직도 미 발표작이 300점은 넘습니다.

◆ 차홍규 교수님을 미술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작가라고 하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하이브리드는 잡종, 혼성으로 해석 할 수 있는데, 2가지 혹은 2가지 이상의 이질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 그럼 차교수님의 작품에서 하이브리드 요소는?
◇ 제 작품은 조각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화, 서예, 공예, 도자 등 특정한 장르에 구속되지 않고 작품의 성격에 따라 자유자재로 장르를 선택합니다. 어떤 경우는 조각과 회화 기법을 어떤 경우는 두 가지 이상의 기법을 한 작품에 혼용하기도 합니다. 소재도 종이, 목재, 금속, 유리, 흙, 서양화 물감, 동양화 물감 등 재료가 다양합니다. 이는 오로지 작품의 성격에 따른 것입니다.

◆ 그렇게 여러 장르를 넘나들려면 무척 어려운데, 혹 항간에 떠들썩했던 대작(代作))을 하나요?
◇ 저는 99% 이상을 제 손으로 작업을 합니다. 심지어 조각 작품에 대한 정밀주조(Precision casting)작업도 조각가들은 믿지 못하겠지만 제가 직접 합니다.

◆ 미술의 술(術)은 기술인데 우리나라 교육체계에서는 여러 미술의 장르를 익히기가 힘들지 않나요?
◇ 당연히 힘이 들지요. 전 작품을 위하여 늦은 나이에도 (대학교수를 역임했음에도) 어린 사람들과 함께 1년 과정의 직업훈련기관을 전전하며 입소하여 여러 기술을 열심히 공부도 하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예로 조각 작업을 위하여 용접, 회화는 도장, 그 외 도자기, 목공예. 귀금속 공예 등 미술작업에 필요한 국가기술자격을 획득하였습니다. 즉 제가 추구하는 작품성격에 맞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하여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노력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 대단하십니다. 차교수님이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의 이상은 무엇인가요?
◇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물질문명은 급속한 발전을 이룩하였고, 그 결과 현대인류는 역사상 가장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찬란하게 꽃피운 물질문명의 이면에는 지구촌의 자원고갈은 물론이고 각종쓰레기, 공해, 재해, 온난화 및 정신의 황폐화 등 물질만능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의 소망은 발달된 물질문명에 걸맞게 정신문명도 동반발전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즉, 물질문명이 발전하였듯이 그에 걸맞게 정신문명도 같이 발맞추어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물질적 풍요로 과연 인간은 행복한가?> 라는 화두(話頭)로 작품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 네 말씀에 깊이 동감합니다. 앞으로 전시 계획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우선 이달 말부터 인사동에 소재한 갤러리올에서 주)세라모 아트의 지원을 받아 류안 사진작가와 2인전을 합니다. 아시다시피 작품 가격이 비싸 일반인들이 선 듯 작품을 구입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후원회사의 지원에 힘입어 50만원 미만의 저렴한 작품위주로 생활 속 의 미술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6월은 부산에서 캐디락 지원으로, 7월에는 부산 예술의 전당에서 오렌지국제아트페어에 초대 작가로 참여하는 등 여러 전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홍규 교수는 참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60대 훌쩍 넘은 나인데도 소년과 대화를 나누는 착각을 일으킨다. 권위도 세우지 않고, 오로지 작품에만 매진하는 사람으로 그냥 편하게 이야기한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차교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중국 분들의 글을 옮긴다.

차홍규 교수는 미술이라는 형식을 빌려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미술가로, 그의 작품들은 중국의 현대미술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중-한 양국의 활발한 문화교류에 힘쓰는 차홍규 중한미술협회장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 장씬선 / 전, 주한 중국대사

차교수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진실로서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진솔 되게 표현한다. 진실은 바로 그의 작품의 근원이며 또한 예술 작품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되는 요소인 것이다. 그는 작품제작의 전 과정을 스스로의 손으로 직접 제작하는 예술가로 허구의 사이버 문화가 분별없이 범람하는 물질문명의 홍수 속에서 그의 작품이 주는 진실성은 점점 더 소중히 다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되어가고 있다.
- 왕이강 / 미술평론가, 중국노신미대 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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