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심상치 않다. 투기성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에 모이면서 가격이 매일 급등락하고 거래 사이트가 다운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부터 윌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에 대해 ‘거품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게다가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거품 논란은 최근 ‘비트코인캐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송의 발단이 된 건 ‘비트코인캐시’다.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8월 비트코인의 거래 처리 용량을 업그레이드(일명 하드포크ㆍ시스템 업그레이드로 기존 가상화폐를 분리하는 것)하는 과정에서 채굴업자 주도로 분리돼 나온 암호 화폐다.
예정된 비트코인의 블록 사이즈를 두 배로 늘리는 하드포크를 잠정 보류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비트코인 매물이 쏟아졌다. 블록 사이즈를 늘리는 건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이에 비트코인을 판 투자자는 하드포크가 예정된(13일) 비트코인캐시로 갈아탔다. 이달 초까지 5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캐시에 사자세가 몰리면서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11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1일 0시 93만4000원에 거래된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12일 0시엔 138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갑자기 가격이 오르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몰리면서, 12일 오후 4시에는 가격이 280만원을 돌파했다. 24시간 거래량은 4조원을 뛰어넘었다. 당시 빗썸 혼자 처리하는 비트코인캐시 거래량이 전 세계 거래량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렇게 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때 갑자기 빗썸의 서버가 다운됐다. 거래량의 절반이 몰렸던 빗썸에서 비트코인캐시 거래가 중단되자, 국내외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다른 거래소의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거래 중단 직전 283만9700원이던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거래가 재개되자 197만2500원이 됐다. 제 때 거래하지 못한 투자자의 불만이 소송으로 이어졌다.
소송을 진행하는 온라인 카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위해 소송 참여자와 피해 증거를 모으는 중이다. ‘서버 중단 직전의 가격과 서버 재개 직후의 가격 사이의 차액’을 청구금액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A법무법인의 변호사는 “거래소가 금융회사가 아니더라도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로 인한 피해금은 민법 조항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된 적 있었는데 대비를 안 했다는 건 빗썸에 책임을 충분히 물을 만하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서버 접속 장애가 왜 일어났고,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회사 입장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과는 별개로 현재 사각지대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소를 규제하는 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의 거래소는 거의 도박장 수준의 투기가 판 치는 곳”이라며 “안전한 거래소를 만들어 달라는 건 도박장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등을 제대로 취급하지 않는 거래소에는 은행이 가상계좌를 제공하지 않거나, 거래소 협회를 만들어 자율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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