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부, 공시제도 개편 로드맵...시세반영률 높인다

음영태 기자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절차가 이달부터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공시제도 개편을 위한 로드맵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공시가격의 유형별·지역별 균형성 제고하면서 연차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공개해 '깜깜이 공시' 논란을 벗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7일부터 시작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격 열람을 앞두고, 다음주 부동산 공시가격 신뢰도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올해 논란이 된 공시가격 산정의 문제점과 산정 오류 해소 등 신뢰성 강화 방안과 함께 공시가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시제도 개편 로드맵…현실화율 80%로 상향 조정=국토부는 다음주 발표할 신뢰성 강화 종합대책에서 연차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제고하고 이를 공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 개편 로드맵' 추진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주에는 로드맵 수립 계획을 밝히고, 앞으로 관련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께 완성된 로드맵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공시제도 로드맵을 법정계획으로 만들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가격의 금액별(고가-저가주택), 지역별(서울-지방), 유형별(아파트-단독주택 등) 형평성, 균형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동주택에 비해 현실화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최대 3배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높았던 공동주택은 작년 수준인 68.1%에 맞추되 표준 단독주택의 현실화율은 작년 51.8%에서 올해 53%로, 표준지 공시지가는 62.6%에서 64.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공시가격 산정 근거나 절차 등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공시' 논란이 이어졌다.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부동산 평가 등 60여가지 행정목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 산정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표준 단독주택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개별 단독주택간 공시가격 상승률 격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지고,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일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통째 정정되는 등 산정 오류가 발견되며 공시가격 신뢰도에 문제를 드러냈다.

감사원은 현재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을 상대로 공시가격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국회서 공시가격 산정 절차 공개 등 관련 법안 발의=현재 국회에서는 공시가격 산정 절차 공개 등 제도 개선 관련 법안이 줄줄이 발의돼 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지난해 8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정기적으로 조사·공표하도록 하고, 공청회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설정한 실거래가 반영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계류상태다.

로드맵에는 일정 기한까지 현재 50∼60%대인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 70%에 못미치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8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드맵이 완성되면 집값 상승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공시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서민들의 보유세 부담이 급등하지 않도록 세율 개정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감정평가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실거래가의 10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세조사 오류 가능성, 조사자·평가자의 성향에 따라 가격 책정이 보수적 또는 공격적으로 서로 달리 이뤄지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며 "현재 공동주택 기준 70% 선인 현실화율을 80% 또는 최대 90%까지 높이는 정도가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화율 공개와 함께 공시가격 결정 과정 등이 종전보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시가격 산정의 첫걸음인 주택, 토지의 시세 조사 기능도 강화된다.

실거래가 사례가 부족한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시세 파악을 위해 연간 40만∼50만건에 이르는 민간 감정평가 자료가 활용될 전망이다.

▲'80%' 주택 공시비율 폐지될 듯…주택·토지 가격 역전현상 개선=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고, 토지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의 역전현상 해결을 위해 앞으로 '공시비율'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공시비율은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조사자가 산정한 주택 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일률적으로 공시가격을 낮추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2005년 주택공시제도 도입 이후 '80%' 비율이 적용됐다.

만약 A아파트의 조사산정 금액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최종 공시가격은 공시비율 80%를 곱해 8억원에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공시비율은 토지를 제외하고 공동·단독주택 1천757만호(공동주택 1천339만호, 단독주택 418만호) 공시가격에만 적용해왔다. 그렇다 보니 최근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해당 주택의 토지 공시지가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해 고가주택 보유자와 토지 보유자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또 그간 공시비율이 보유세 급등을 막고 집값 변동이 심할 때 공시가격 산정 금액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문제를 막는 '버퍼(완충)' 기능을 해온 반면 고가주택, 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를 깎아주는 역할을 해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해 국토부에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비율 적용을 폐지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현실화율에 대한 로드맵이 수립되면 사실상 공시비율의 기능도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실화율을 100%까지 높이지 않는 한 공시비율과 현실화율,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이중, 삼중의 완충 장치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시비율이 사라지면 주택-토지간 공시가격 역전현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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