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IT 부진과 관세 불확실성 겹치며 지역별 수출 감소 확대
우리나라 수출이 1년 4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수출은 49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9.1% 줄었다.
이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2023년 9월 이후 16개월 만의 감소다. 통상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역별·품목별 흐름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났다.
◆ 비IT 부진이 전체 수출 흐름 끌어내려
통관 기준을 보면 IT 품목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비IT 품목 부진이 전체 흐름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와 반도체는 각각 14.8%, 7.2% 늘며 정보기술 품목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서버 투자 확대와 기업용 시스템 반도체 수요 회복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비IT 품목에서는 석유제품이 29.2% 감소했고 승용차도 19.2% 줄면서 낙폭이 컸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변동과 정유사 정기보수 요인이 겹치며 수출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며, 자동차는 주요 시장의 소비 둔화와 재고 조정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품목 간 흐름 차이가 확대되면서 제조업 수출 구조가 IT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와 업계는 일부 품목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반면 주요 주력 품목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전체 수출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주요 수출국 전반에서 감소세 나타나
지역별로는 대부분의 주요 수출 상대국에서 감소가 나타났다. 중국 수출은 14.0% 줄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 회복 흐름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고, 중국 내 공급 과잉과 내수 둔화가 맞물리며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제한된 영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EU와 미국도 각각 11.6%, 9.4% 감소했다. EU는 경기 둔화와 산업생산 부진 영향이 지속됐고, 미국은 내구재 수요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성장세가 약화됐다. 일본(–7.7%)과 동남아(–3.8%)에서도 일제히 수출이 줄어들며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가 확인됐다.
지역별 흐름이 모두 약세로 나타난 것은 글로벌 수요 둔화뿐 아니라 최근 주요국의 통상정책 변화가 교역 환경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IT 외 품목에서 동시다발 감소가 나타난 점이 전체 수출의 견조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확대…통상환경 부담 요인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현재 갈등과 협상이 병행되는 초기 국면이어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관세 조정이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를 통해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비IT 품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이 자동차·철강 등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검토를 언급한 만큼, 국내 제조업계는 시장별 수요 둔화에 더해 정책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통상환경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들의 수출 전략 조정,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와 교역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관세 정책 변화가 언제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단기 수출 전망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 수입 감소도 이어져…원자재와 소비재 모두 둔화
2월 수입은 473억1000만달러로 6.2%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전반적으로 줄었다. 석탄은 35.5%, 가스는 20.2%, 화학공업제품은 11.4%, 원유는 5.5% 감소하며 전체 수입 감소폭을 키웠다.
소비재 흐름도 둔화됐다. 곡물 수입은 22.7% 줄었고 승용차는 8.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높은 금리 환경과 시장 재고 조정이 결합해 소비재 수입 속도도 다소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중간재·소비재 수입이 모두 줄어든 흐름은 국내 생산 및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경기 흐름과도 연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 요약:
2월 수출은 1년 4개월 만에 감소하며 비IT 품목 부진과 지역별 수요 둔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관세정책 변화는 향후 수출 회복 전망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된다. 수입도 원자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감소해 내수와 생산 흐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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