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2차 소비쿠폰 지급 기준 논란, 복지 형평성 시험대

김동렬 기자

재산세 12억·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 제외안 검토, 1인 가구 특례 논의도 병행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차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고액 자산가를 배제하기로 했다. 건강보험료를 기본 기준으로 삼되, 재산과 금융소득 기준을 함께 적용해 형평성을 높이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세부 기준의 적정성과 지급 과정에서의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행정안전위 당정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가진 당정에서 신정훈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고액 자산가 배제 기준 마련

행정안전부는 2일 국회 당정협의에서 재산세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또는 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 가구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는 2021년 국민지원금 당시 적용된 ‘재산세 9억원 초과, 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 기준보다 일부 상향된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기준을 도입한 이유는 단순 소득만으로는 생활 여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을 보유했거나 금융소득이 많은 경우, 근로소득이 적더라도 실제 생활 수준은 충분히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쿠폰이 불필요하게 지급되는 것을 막아 정책의 타깃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 기준의 의미와 적용 배경

재산세 과세표준은 주택 공시가격 등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금액으로, 시세보다 낮지만 고가 주택 보유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다. 과세표준 12억원을 넘는 경우 통상 시세 수십억원대 자산가로 분류된다.

금융소득 2천만원은 세법상 종합과세 전환 기준으로, 이자·배당 등 자본소득 규모가 큰 계층을 식별하는 지점이다. 정부는 이 두 기준을 통해 소득·자산 양쪽에서 고액 보유자를 걸러내는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 소득 하위 90%를 기본으로

정부와 여당은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90%로 설정했다. 전 국민 보편 지급은 재정 부담이 크고, 선별 지급은 행정 비용과 형평성 논란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절충안이다. 상위 10%를 제외하면 정책 수용성을 높이면서도 행정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2021년 국민지원금 당시에도 소득 하위 88%를 지급 대상으로 삼은 바 있다. 이번에는 기준을 다소 완화해 더 넓은 계층을 포괄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 1인 가구 역차별 논란

다만 건강보험료 기준만 적용할 경우 1인 가구·맞벌이·다소득원 가구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인 가구는 동일 소득이라도 가구원 수 보정이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건보료를 부담한다. 이 때문에 소득 수준은 낮아도 고액 납부자로 분류돼 쿠폰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 두고 ‘1인 가구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맞벌이와 다소득 가구 역시 문제다. 두 사람의 보험료를 합산하면 외벌이 동일 총소득 가구보다 높게 책정돼 지급 대상에서 밀려날 수 있다. 지역가입자는 자산 보유가 건보료 산정에 반영돼 현금흐름이 빠듯해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여당이 특례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복지정책 형평성의 시험대

결국 2차 소비쿠폰 지급은 한국 복지정책의 형평성을 다시 시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보편 지급’과 ‘선별 지급’ 사이에서 어떤 기준과 설계를 택하느냐에 따라 국민적 수용성과 정치적 후폭풍이 달라질 수 있다.

고액 자산가 배제 원칙은 사회적 공감대가 높지만, 과세표준 12억원과 금융소득 2천만원이라는 선이 적정한지, 1인 가구와 맞벌이 특례가 충분히 반영될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국정 철학이 실제 제도의 정밀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요약:
정부와 민주당은 2차 소비쿠폰 지급에서 고액 자산가를 배제하기로 하고 재산세 12억원·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을 제외 기준으로 검토 중이다. 소득 하위 90%를 기본 대상으로 삼으면서도, 1인 가구·맞벌이 특례를 마련해 역차별 문제를 보완하려 한다. 그러나 기준의 적정성과 특례 적용 방식은 논란이 이어져 복지정책 형평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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