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청래·장동혁 첫 악수, 대통령 중재 속 협치 시험대

김동렬 기자

13일 만에 성사된 여야 대표 악수, 협치 물꼬 트나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처음으로 악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 넥타이’를 매고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덕분이었다. 여야 대표는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협치의 첫발을 뗐지만,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특검 연장 등 쟁점 현안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보였다.

악수하는 여야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대통령 ‘통합 넥타이’ 매고 중재

장 대표가 당선된 지 13일, 정 대표가 취임 직후 “내란 세력과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37일 만에 두 사람은 손을 맞잡았다. 이 대통령은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하고 양측을 연결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오늘은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가 되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장 대표도 “정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보기 좋다”며 사진 촬영을 권유했고, 두 대표가 웃으며 손을 잡자 등을 두드리며 “이런 게 협치”라고 격려했다. 이어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내어주라”고 당부했고, 정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장 대표는 “이런 게 협치의 모습”이라며 “야당과 두세 번 대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도 “일단 만나는 게 시작”이라며 긍정적 회담으로 평가했다.

◆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합의

이날 회동에서 여야는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협의체는 대선 당시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민생·경제 분야를 논의하는 테마형 협의체로 운영된다. 정례화하지 않고, 필요 시 야당이 요청하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운영 의지를 드러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생에서 국민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루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보여주기식이 아닌 성과 있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며 “청년 고용, 주식 양도세 기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구체적 의제를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모두 협의체를 통해 정치 복원을 민생 성과와 연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 쟁점 현안에서는 여전한 평행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내란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 특검 연장, 검찰개혁 등 핵심 쟁점에서는 이견이 뚜렷했다. 정 대표는 “내란 척결은 국민의 뜻”이라며 “내란과 외환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 세력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반면 장 대표는 “특검의 무리한 수사가 국제적으로 인권 유린으로 비칠 수 있다”며 “특검 연장 법안이나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달라”고 반발했다. 그는 특검 수사가 사실상 야당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청 해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장 대표는 “수사 체계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고,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은 국민 열망”이라며 여야가 대안을 내야 한다고 맞섰다. 노동·부동산 관련 법안에서도 엇갈렸다. 장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개정안이 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고, 정 대표는 “민생과 개혁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며 개혁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선 안 되며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고 언급했지만, 대치 전선을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 협치, 성과로 이어질까

이번 회동은 대통령의 중재 속에 여야가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협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 사건 등 새로운 갈등 요인이 남아 있어 정국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야당을 겨냥한 정치 공세”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엄정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형식적 협치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청년고용, 세제, 지역 경제 등 구체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협치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요약
정청래·장동혁 대표가 대통령 중재 속에 첫 악수를 나누며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특검 연장, 특별재판부 설치, 검찰개혁, 정부조직법 개편, 노동·부동산 법안 등 핵심 쟁점에선 양당이 평행선을 달렸고, 불법 정치자금 사건 등 새로운 갈등 요인까지 겹치면서 협치가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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