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적을수록 부담 커지는 구조, 국제 비교도 개편 필요성 뒷받침
국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재산 규모가 작은 가입자에게 불리한 역진성 구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여러 차례 개편을 추진했지만 불평등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와 권고도 소득 중심 개편 필요성을 뒷받침하며, 한국 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있다.
◆ 재산 중심 구조, 서민에 더 무거운 부담
25일 국회입법조사처 분석에 따르면, 지역가입자 재산보험료는 60개 등급별 점수에 따라 산정되지만 실효 부담률은 역진적이다. 최저 등급(재산 450만 원 이하)은 재산 1만 원당 10.19원이 부과되지만, 30등급(3억5천만 원 초과)은 4원 수준, 최고 등급(77억8천만 원 초과)은 0.63원에 불과하다. 결국 집 한 채 가진 은퇴자나 서민이 수십억대 자산가보다 단위 재산당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구조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러한 불합리성이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소득 대비 보험료 부담률이 높은 중산층 이하 계층은 불공평 구조의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 정부 개편 노력과 제도적 한계
정부는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 개편을 추진했고, 지난해에는 재산보험료 기본공제를 1억 원으로 확대하며 자동차 보험료를 폐지했다. 그러나 등급별 점수 체계는 그대로 남아 역진성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2단계 개편 당시 연간 약 2조 원 이상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도 “합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소득 추정 방식이 확보돼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어, 소득 중심 전환의 제도적 어려움도 드러난다.
◆ OECD 비교, 한국 제도의 형평성 한계 드러나
OECD가 2023년에 발표한 보건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들의 건강재정 조달 구조는 각국 과세 체계와 직접 지출 비중에 따라 형평성이 크게 달라진다. 프랑스는 소득세와 사회보험 중심으로 조달 진보성이 높은 반면, 헝가리·불가리아 등은 소비세와 직접 지출 의존도가 커 역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경우 재산 중심 부과 체계가 유지된다면 국제적 기준에서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직접 지출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조달 구조가 퇴행적이라는 분석은, 한국 제도의 개편 방향에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 WHO, 직접 지출 줄이고 공정한 조달 촉구
WHO는 2022년에 발표한 ‘건강재정 진척 매트릭스(Health Financing Progress Matrix)’를 통해 각국 제도의 조달·풀링·구매 체계를 평가했다. WHO는 부담능력에 따른 공정한 조달을 핵심 속성으로 제시하며, 직·간접세와 사회보험료 등 진보적 과세를 활용해 직접 지출 의존도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이 틀은 단순히 소득 중심 개편만이 아니라, 세제 개편·보험료 산정 개선·지불 방식 혁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한국에서도 소득 파악률 제고, 재정 보완책 마련, 보험료 정률제 검토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으로 이어진다.
◆ 재정 공백 우려 속 제도 정착 해법 모색
국내에서는 소득 중심 전환 시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재정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 새로운 소득원에 보험료를 부과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4년 ‘진보성 분석(Progressivity Analysis)’ 보고서에서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에는 다양한 과세 기반 확충과 병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본인부담상한제의 허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건보료를 1천만 원 이상 체납한 1,926명이 상한제 환급을 받았다. 환급액은 189억 원에 달해 재정 누수를 초래했다. 현재 국회에는 체납액 공제 법안이 계류 중이다.
☑️ 요약:
한국 건강보험료 체계의 역진성 문제는 소득 중심 개편 필요성을 강화하지만, 재정 공백과 소득 파악 한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OECD와 WHO는 조달의 형평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직접 지출 축소와 세제 개편 병행을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본인부담상한제 허점까지 겹쳐 제도 전반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입법·정책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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