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사각지대 속 사고도 늘어, 국제기준 대비 관리 미흡
추석 연휴 교통량이 급증한 가운데 약물복용 후 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며 귀성길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청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약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음주운전 단속은 강화됐지만, 약물 관련 운전은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두 배로 늘어난 약물운전 면허취소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운전해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지난해 163건으로, 2020년(54건)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올해 1~8월에도 이미 107건이 집계돼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경찰청 2024년 교통범죄 통계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 중 68%가 정신안정제·수면제 등 처방약 복용자였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지만, 약물운전은 복용 여부만으로 판단돼 면허 정지 없이 곧바로 취소로 이어진다. 경찰 관계자는 “감기약이나 신경안정제 등도 반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복용 후 운전 자제는 스스로의 생명 보호를 위한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 사고 급증, ‘롤스로이스 사건’ 이후 경각심 커져
2023년 서울 압구정에서 발생한 ‘롤스로이스 사고’ 이후 약물운전 사고 통계가 본격 집계되기 시작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마약류 투약 후 교통사고는 18건으로 전년(5건)의 세 배를 넘었고,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고도 52건으로 2023년(19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사고로 사망자 2명, 부상자 130명이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2024년 집계에서도 약물 관련 사고 비율은 전체 교통사고의 0.6%로 아직 낮지만, 증가 속도는 음주운전의 두 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약물운전은 눈에 띄지 않아 단속이 어렵고, 피로회복제나 수면유도제 복용 운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제도 미비 여전, 내년부터 경찰 약물검사 확대
현재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처벌 기준이 명확하지만, 약물운전은 단속 권한과 검사 절차가 불분명하다. 병원 처방약을 복용한 운전자에 대한 관리 기준이 모호해 단속기관과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2025년 4월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도로교통법에서 경찰이 약물 간이시약 검사를 현장에서 직접 실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약물 감지 전용 장비 500대를 전국 경찰서에 배포할 계획이다.
◆ OECD 평균보다 단속 체계 뒤처져
OECD 2024년 교통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약물 관련 교통사고 비중은 회원국 평균 1.3%로, 한국(0.6%)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증가율은 상위권에 속한다. 영국은 2015년부터 ‘Drug Driving’ 전담 검거 제도를 시행해, 현장 경찰이 약물 종류별 혈중 농도를 검사하고 처벌 기준을 세분화했다. 독일 역시 교통의학 전문의가 참여하는 ‘운전적합성 평가’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다.
WHO 2024년 교통안전 권고안은 “약물 복용 후 운전은 음주운전과 동일한 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하며, 각국은 약물별 반응 기준과 검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은 아직 약물별 운전 제한 기준을 법적으로 구분하지 않아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평가다.
◆ 인식 개선과 예방 교육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제도 강화와 함께 운전자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절이나 휴가철처럼 장거리 운전이 잦은 시기에는 졸음유발제, 감기약 복용 후 운전 금지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작년 9월부터 ‘약물복용 후 운전 주의’ 공익 캠페인을 확대하고, 경찰청은 내년 운전면허 취득 교육 과정에 약물 부작용 교육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단 관계자는 “약물운전은 음주운전보다 자각이 어려운 만큼, 사회 전반의 경각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요약: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와 사고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내년부터 경찰의 약물 검사 권한이 확대되지만, 국제 기준에 비해 단속 체계와 법적 기준은 여전히 미비하다. 제도 강화와 함께 운전자 인식 개선, 교육 확산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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