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 구조 복잡화 속 소비자 피해 증가
플랫폼 책임 강화와 실효성 중심 제도 보완 절실
한국소비자원은 10일 “온라인을 통한 가품 화장품 유통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관련 상담이 450건에 달하며, 특히 향수·색조화장품 등 고가 제품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전자상거래 제도상 소비자 구제는 여전히 한계가 많아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 왜 가품 화장품 피해가 늘고 있나
최근 몇 년간 온라인 플랫폼과 SNS 마켓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화장품 유통망이 다층화됐다. 소비자정책연구원에 따르면 SNS 기반 중개 판매 채널은 2022~2024년 사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이로 인해 공식 유통망이 아닌 경로를 통한 거래가 늘고 있으며, 판매자 정보가 불투명하고 재고 증명이 어려워 소비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
이달 초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가품 화장품 관련 상담이 약 45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건수만 131건으로, 피해 품목 중 향수가 51.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소비자들은 “향·용기 차이” “라벨 불일치” “포장 질 저하” 등을 주요 의심 사유로 꼽았다.
이처럼 유통 경로의 다양화와 SNS 마켓 성장, 해외 직구·중고 거래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품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 현행 제도, 플랫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현재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플랫폼을 ‘통신판매중개업자’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플랫폼은 판매자 신원 보증이나 환불 책임을 직접 지지 않는다. 판매자 부재·사이트 폐쇄 등으로 소비자가 구제받기 어려운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4년 발표한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형 플랫폼의 판매자 관리 및 거래 감시 기능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불만 신고 중 30%가 플랫폼의 책임 회피 사례로 확인됐다. 정부는 플랫폼의 판매자 실명제 도입, 상품 추적 의무 강화, 불법판매 차단 조치 등을 포함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다만 법 개정은 이해관계 조정과 입법 절차가 길어 시행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는 중개자 범위를 넘는 과도한 책임 부과라고 반발하고 있다.
◆ 해외 주요국 대응은 어떠한가
EU는 2022년 시행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대형 플랫폼에 상품 안전성·추적·불법상품 차단 의무를 부과했다. 플랫폼은 판매자 신원을 검증하고,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조치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DSA 위반 건에 대해 조사 및 벌금 처분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불법 위조품 근절 행정명령’을 발동해 플랫폼에 위조품 감시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했다. 브랜드가 직접 위조품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Notice and Takedown’ 제도를 강화했으며, 위반 시 판매자·플랫폼 모두 제재 대상이 된다.
일본도 2023년 「특정상거래법」을 개정해 판매자 실명·연락처 공개를 의무화했다. 소비자는 구매 시 판매자의 정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으며, 플랫폼은 이를 은폐하거나 허위로 표시할 경우 책임을 진다. 이와 함께 전자 통관 시스템을 통한 위조품 유입 차단 정책도 병행되고 있다.
◆ 소비자 보호 강화, 남은 과제는
전문가들은 정품 인증 체계와 실시간 유통 추적 시스템 도입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일부 기업은 블록체인 기반 제품 이력 추적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며, 정부는 국가 인증 마크나 정품 보증 로고 부여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 분쟁 조정 제도의 실효성 강화도 과제다. 현재 한국소비자원과 공정위의 분쟁조정 절차는 처리 기간이 길고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피해 전담기구 설립, 실시간 상담 시스템 구축, 피해 신고 자동 연계 플랫폼 도입을 제안한다.
또한 브랜드와 플랫폼 간 협력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브랜드는 정품 인증 기술(QR코드·NFC태그 등)을 플랫폼에 제공하고, 플랫폼은 이를 활용해 위조품 등록을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 국내 제도 개선 방향 및 쟁점은
정부는 단계적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대형 플랫폼부터 우선 적용해 실명제와 추적 의무를 도입하고, 영세 판매자가 많은 중소 플랫폼에는 일정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공정위·방통위·소비자원 등 관계기관은 공동 감시체계를 구축해 플랫폼의 불법 거래 차단 및 신고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책임 강화가 거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성을 높인다”며 “정부가 제도적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요약:
온라인 가품 화장품 피해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제도는 플랫폼 책임 범위를 충분히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EU·미국·일본 등은 플랫폼의 신원 검증과 추적 의무를 강화해 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이고 있으며, 한국도 정품 인증·유통 추적 시스템 도입, 분쟁조정 강화, 단계적 책임 확대로 대응이 요구된다.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