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응급실 연결 실패 속 고등학생 사망…지역 의료 공백 현실로 드러나

김영 기자

실시간 병상정보 공유 부재
소아 응급 진료 인프라 약화로 골든타임 놓여

지난달 20일 부산 도심에서 호흡곤란과 경련 증세를 보인 고등학생이 1시간 가까이 적정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사망한 사건이 알려졌다. 18일 확인된 이 사례는 병상 정보 부정확, 소아 전문 진료 인력 부족,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 부재 등이 복합되며 응급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응급실
▲ 응급실 ※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 반복되는 응급실 연결 실패, 구조적 병목 드러나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는 병원의 환자 수용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지만, 현행 체계는 전화 중심으로 운영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번 사고에서도 구급대는 부산 지역 대형병원 4곳에 연락했으나 소아신경과 배후진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추가로 8곳에 연락했지만 동일한 사유로 수용 불가 답변을 받으면서 골든타임이 지연됐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이미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의료계 논의에 따르면, 전국에서 소아마취 전담 전문의는 5명에 불과하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다. 이는 소아 응급 진료 기반이 전국적으로 크게 약화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로, 응급상황 발생 시 선택 가능 병원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병상 정보와 진료 가능 여부가 실시간·정확히 공유되지 않는 상황에서 구급대가 여러 병원을 직접 접촉해야 하는 구조는 의료진과 구급대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병목이 누적되며 중증 환자의 시의적절한 이송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가 만든 추가 위험

이번 사안은 대도시인 부산에서도 소아 진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지역 간 의료 접근성 불균형이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지방·중소도시는 물론 광역시에서도 소아 전문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응급상황에서 치료 가능한 병원 선택폭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최근 소아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다수 병원이 소아 병동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면서 지역 기반 소아 응급 인프라는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소아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장거리 이송까지 검토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환자 안전에 추가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한파·미세먼지·감염병 유행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칠 경우 응급실 수요가 급증해 병상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평상시에도 취약한 응급의료 체계가 특정 시기에는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 응급의료 체계 전반의 재정비 요구 높아져

전문가들은 환자 이송·병상 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적 혼선을 줄이기 위해 실시간 정보 공유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병원 간 중증도 분류 기준이 서로 상이해 구급대가 환자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확인 절차가 늘어난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지역 단위 응급의료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구조에서는 구급대가 개별 병원을 직접 접촉해야 하는 만큼 환자 상태 변화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화된 환자–병원 매칭 시스템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나,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 전문 인력 배치 등 다양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응급의료 기본계획 개편에도 관심이 모인다. 소아 진료 인력 확충, 병상 정보 정확도 제고, 응급실 과밀화 해소 등 중장기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의료계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병상·인력·정보체계 개선이 핵심

이번 사례는 병상 부족, 전문 인력 부재, 정보 전달 체계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동할 경우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응급실 수용 여력 문제는 단일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 의료 인프라와 직결된 구조적 사안이라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현 구조에서는 구급대가 병원 간 조율을 직접 수행해야 해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한계가 있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진료 가능한 전문과가 제한적이어서 위험성이 더 크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실시간 병상 가용 정보 시스템 구축, 응급실 과밀화 완화, 지역별 전문 인력 확충 등 다각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안정적 예산 편성, 중장기 의료 인력 계획 수립 등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요약:
 부산에서 고등학생이 약 1시간 동안 적정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한 사건은 소아 진료 공백과 병상 정보 미비 등 응급이송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의료계에서는 실시간 정보체계 고도화와 지역별 소아 전문 인력 확충 등 전반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 역시 관련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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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병원#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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