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호반건설 ‘벌떼입찰’ 과징금 취소 확정…공정위 제재 기준 흔들리나

김영 기자

과징금 대폭 취소로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 재정비 요구

19일 확정된 호반건설 계열사들의 ‘벌떼입찰’ 사건 판결에서 전체 608억 원 중 365억 원의 과징금이 취소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체계와 담합 판단 기준 전반이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법원이 경쟁 제한성 판단을 한층 엄격하게 요구한 만큼, 유사 사안에서 공정위 조사·입증 구조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택지 공급·전매 구조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호반건설 사옥 전경
▲ 호반건설 사옥 전경 [연합뉴스 제공]

◆ 판결로 드러난 쟁점과 한계

이번 사건은 2013~2015년 공공택지 입찰에서 다수 계열사가 동시에 참여한 구조가 실질적 경쟁 제한으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핵심이었다. 공정위는 계열사를 여러 개 참여시켜 낙찰 가능성을 높인 뒤 이를 총수 2세 회사에 공급가로 전매한 점 등을 부당지원 및 담합의 근거로 삼아 총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공택지가 공급가 이상으로는 거래될 수 없는 제도적 구조를 지적하며, 공급가 전매 자체로 ‘과다한 이익 제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계열사별 역할과 입찰 참여 실태를 종합할 때 경쟁 제한이 실질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호반건설 측은 입찰 참여가 절차상 위법하지 않았고, 전매·PF 대출 보증 역시 사업 수행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조치였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주장들이 일부 법원 판단에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 공정위 제재 기준에 생긴 균열

과징금 365억 원이 취소된 이번 판결은 공정위의 ‘벌떼입찰’ 제재 기조에 구조적 조정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계열사 다중 참여가 곧바로 담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향후 제재 기준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쟁 제한성 판단의 구체적 근거를 보다 엄격히 제시하라는 법원 요구는 공정위 조사 방식 전반의 조정을 의미한다. 고액 과징금이 사후적으로 대폭 취소된 점은 공정위 심결의 예측 가능성 문제와 직결돼 규제 신뢰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담합 유형별 판단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계열사 간 역할 분리·자금 흐름·경쟁성 평가 모델 등을 보다 정교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 건설·조달 업계의 구조적 파장

건설·조달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다수 계열사의 입찰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존에는 계열사 참여가 곧바로 담합 의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법원 판단 이후 경쟁 제한성 입증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전략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간 역할 분리, 내부 의사결정 기록 강화 등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는 향후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택지 공급·전매 구조와 PF 보증 방식, 공급가격 제한 제도 등 공공택지 정책 전반의 설계가 다시 검토될 여지도 있다. 업계에서는 제도적 복잡성이 높을수록 분쟁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들어 규정 단순화와 경쟁성 확보 장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경쟁정책 재정비가 요구되는 이유

제도 개선의 핵심은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부당지원 판단을 구체화하는 데 있다. 계열사 다중 참여 시 실질적 경쟁 제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량·정성 지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공공택지 전매 구조와 PF 보증 지원과 같은 후속 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 역시 현행보다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과징금 산정 기준을 경쟁 제한 효과와 연동해 보다 명확히 설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번 판결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정위는 조사·심결 체계를 정교화해 규제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쟁 정책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와 공정위의 대응이 주목된다.

☑️ 요약:
 호반건설 사건에서 과징금 365억 원이 취소되면서 공정위의 담합·부당지원 판단 기준이 재정비 국면에 접어들었다. 법원은 경쟁 제한성 판단의 엄격성을 강조했고, 이는 향후 제재 체계 보완을 촉발할 전망이다. 규제 명확성 확보가 시장 예측 가능성과 제도 신뢰성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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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공정위#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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