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허위광고 단속 전면 강화

김동렬 기자

AI 기반 허위광고 확산에 대응한 규제 체계 재편

정부가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AI 활용 허위·과장광고 대응 방안’을 확정하며 규제 전반을 재정비했다. 식·의약품 등 소비자 안전 관련 분야에서 AI 기반 광고가 사실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되며 피해 우려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대책은 제작자·개인 정보 제공자·플랫폼을 포괄하는 책임 구조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AI 활용 부당광고 사례
▲ AI 활용 부당광고 사례 [연합뉴스 제공]

◆ 표시 의무화 도입 배경과 정책 방향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AI 광고 확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식·의약품·의료기기 등에서 AI 생성물이 실제 영상처럼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진위 판단이 어려워졌고, 이는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대통령이 10월 근본 대책을 지시하고, 비서실장이 지난달 딥페이크 허위 광고의 즉각 차단을 강조한 것도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인 배경이다.

정부는 사전 방지를 위해 ‘AI 생성물 표시제’를 도입해 제작자·편집자에게 AI 생성물 명시를 의무화했다. 표시 제거 또는 훼손 행위는 금지되며, 플랫폼은 정보 제공자의 표시 준수 여부를 관리해야 한다. 표시 기준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내년 1분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I 콘텐츠의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 판단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국제적인 규제 흐름도 이러한 정책과 맞물린다. EU는 AI법(AI Act)에서 합성 콘텐츠 표시를 의무화했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시 2023년 이후 AI 기반 기만 광고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OECD 역시 ‘AI 원칙’에서 투명성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하며 표시 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의 제도적 성격

정부 대책의 두 번째 축은 제재 강화다.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통한 경우 실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대표적으로 인플루언서 등—가 허위성·위해성을 알고도 퍼뜨린 경우를 주요 대상으로 해 개인 단위 정보 확산 구조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했다.

표시광고법상의 과징금 상향과 전문가 추천을 사칭한 AI 광고의 위법성 판단 기준 명확화도 함께 추진된다. 이는 허위성 판단이 지연되면서 제재가 뒤따르지 못했던 기존 구조를 보완하고,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해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은 플랫폼에 위험평가·투명성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싱가포르는 AI 기반 기만 광고 규제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감독 권한을 강화했다. 한국의 손배 강화와 표시 기준 정비는 이러한 글로벌 규범과 방향성을 같이한다.

◆ 플랫폼·광고 생태계에 미칠 구조 변화

정부 조치는 플랫폼과 광고 시장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은 정보 제공자의 표시 의무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하며, 이는 내부 검증 체계와 광고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영향력 있는 정보 제공자 기반의 광고 시장에서는 검증 절차가 강화되고 준법 기준이 재정비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기관인 식약처·소비자원 등은 AI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부당 광고 의심 사례를 사전 탐지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기존 사후 규제 중심 구조를 넘어 감독 과정에 기술적 도구를 결합한 형태로, 플랫폼과 감독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SG 관점에서 보면 투명성 강화는 지배구조(G) 요소와 일부 접점이 있으나, 이번 대책은 기업보다 개인 정보 제공자·플랫폼 관리 책임에 초점을 두고 있어 기업 지배구조 규범 강화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 질서 유지와 소비자 보호 기능이 중심에 놓인 정책적 성격이 더 크다.

◆ 신속 차단 체계 도입과 향후 보완 과제

정부는 허위·과장 광고의 장기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신속 차단 체계를 강화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식·의약품·화장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 AI 허위 광고 위험이 큰 분야를 ‘서면 심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심의 요청 후 24시간 이내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절차를 설계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긴급 시정요청’ 제도가 마련돼, 심의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위험성이 큰 광고는 즉시 차단할 수 있는 근거가 추가됐다. 기존 규제 체계가 실시간성 높은 온라인 광고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보완한 구조다.

정부와 각 부처는 이번 정책을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하반기까지 전면 이행할 계획이다. 향후 제도 정착 과정에서는 AI 표시 기준의 기술적 세부화, 허위·과장 판단 근거의 객관성 확보, 플랫폼 책임 범위의 조정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규범의 정합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 요약:
 정부가 10일 발표한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은 AI 기반 허위광고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 전면 재편이다. 표시 의무 강화, 인플루언서 책임 확대, 과징금 상향, 신속 차단 절차 도입 등이 중심으로, 정책 실효성 확보를 위해 플랫폼 관리 체계 정비와 허위성 판단 기준의 정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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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톺아보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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