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전기차 충전요금 격차 논란, 요금표시제 실효성은

김영 기자

회원·비회원 최대 2배 차이 확인
표시 의무에도 현장 체감은 제한적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충전요금 체계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17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요금은 회원과 비회원에 따라 최대 두 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충전요금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요금표시제를 도입했지만, 실제 이용 현장에서는 정보 접근성과 비교 가능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기차 충전요금 유형별 가격 차이
▲ 전기차 충전요금 유형별 가격 차이 [연합뉴스 제공]

◆ 회원·비회원 요금 격차, 수치로 드러난 구조적 문제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사업자 20곳을 조사한 결과, 회원과 비회원 간 요금 격차는 상당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완속 충전 기준으로 한 사업자의 회원 요금은 kWh당 295원이었지만, 비회원 요금은 590원으로 두 배 차이를 보였다.

조사 대상 사업자들의 평균 요금을 보면 회원가는 293.3원/kWh로 가장 낮았고, 로밍 요금은 397.9원/kWh, 비회원 요금은 446원/kWh로 가장 높았다. 동일한 전력을 충전하더라도 이용 방식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타사 회원이 충전할 때 적용되는 로밍 요금도 최소 286.7원/kWh에서 최대 485원/kWh까지 차이가 나 69.2%의 격차가 발생했다. 사업자 간 요금 정책 차이가 그대로 소비자 비용으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격차는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특정 사업자 충전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회원 가입 여부가 사실상 요금 선택권을 좌우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나 비정기적 이용이 잦은 이용자, 신규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이러한 요금 구조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 이용 확대 정책과 달리, 초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요금표시제 도입에도 현장 정보 제공은 미흡

정부는 전기차 충전요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충전기 화면이나 앱, 홈페이지를 통한 요금 표시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추진해왔다. 소비자가 충전 전에 요금을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완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사업자 19곳 중 57.9%는 충전기에 요금을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17곳 중에서도 23.5%는 현장에 요금을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정보 접근성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20개 사업자 가운데 80%만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요금을 명확히 안내했고, 나머지 20%는 공지사항 등 이용자가 쉽게 찾기 어려운 위치에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문제는 요금표시제가 ‘표시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제도라는 점이다. 회원·비회원·로밍 요금 간 차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표준화된 표시 기준은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가 실제 부담할 요금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표시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제재 수단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제도 취지와 달리 현장 이행력이 떨어질 경우, 요금표시제가 형식적 규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본 요금표시제의 한계

전기차 충전은 일상적인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요금 체계는 여전히 복잡하다. 회원·비회원·로밍 요금이 병존하는 구조에서 단순 표시만으로는 소비자가 실제 부담할 비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최소한 회원·비회원·로밍 요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표준 표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요금 변동 시 사전 고지 의무를 강화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자주 사용하는 충전기는 회원가로 이용하고, 그 외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회원카드인 ‘EV이음 카드’를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V이음 카드 요금은 kWh당 324.4원에서 347.2원 수준으로 민간 비회원 요금보다 낮은 편이다.

◆ 정책 신뢰 높이려면 ‘표시’ 넘어 구조 개선 필요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충전사업자에 대해 현장 요금 표시와 온라인 접근성 강화를 권고할 방침이다. 요금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기준 보완 여부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다만 표시 의무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민간 사업자 중심의 충전 시장 구조에서 요금 격차가 고착화될 경우, 전기차 전환 정책에 대한 이용자 신뢰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충전 인프라 확대와 표준 요금 정보 제공을 병행해 요금 체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이용이 본격적인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충전요금 정책 역시 소비자 체감 개선을 중심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 요약:
 전기차 충전요금은 회원·비회원에 따라 최대 두 배까지 차이가 나며, 로밍 요금 역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금표시제가 도입됐지만 현장과 온라인에서 정보 제공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정책 신뢰 확보를 위해 표준화된 요금 표시와 공공성 강화 등 구조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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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톺아보기#전기차#전기차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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