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소청으로 바뀌는 검찰…“권한 축소” vs “기소권 권력화 우려"

김영 기자

정부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을 12일 공개하면서, 검찰 조직의 위상 변화와 권한 축소 여부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직접수사 기능을 모두 삭제하고, 기소와 공소 유지에만 국한된 공소청 체제가 현실화되며 ‘제2의 검찰청’ 논란과 함께 권력구조 재편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검찰 직접수사 권한 완전 폐지

정부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새롭게 신설되는 공소청은 검사의 수사·수사개시 권한을 삭제하고, 공소 제기와 유지 업무만 전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부패·경제범죄를 포함한 모든 직접수사 기능을 상실하고,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경찰, 공수처로 이관된다.

검찰이 현재 진행 중인 사건도 대부분 이송 대상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 성격상 검찰의 종결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6개월 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이 포함됐다.

공소청법안
[연합뉴스 제공]

▲ 검찰총장 명칭은 유지

공소청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검찰총장 직함은 유지된다.

이는 헌법 제89조에 '검찰총장의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헌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에는 ‘공소청장은 헌법상 검찰총장을 의미한다’는 조항이 삽입될 예정이다.

▲ 실질 권한 약화 불가피…검사 위상 변화

법안이 시행되면 검찰은 사실상 '수사권 없는 기소기관'으로 재편된다.

과거 고위 공직자, 대기업 총수, 전직 대통령 등을 직접 수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검사의 위상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2년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이미 경찰 지휘권을 상실한 상태이며, 이후 보완수사 권한만 유지해왔다.

이번 개편은 그러한 권한 축소의 연장선으로, 검찰청이 맡던 역할 중 수사 기능이 완전히 분리되는 구조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제공]

▲ “기소권·영장청구권만으로도 막강”…우려도 여전

일각에서는 공소청이 기소권과 영장청구권만으로도 여전히 강력한 권력 기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올린 사건을 걸러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역할만으로도 정치적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검찰의 기소 독점은 “기소하지 않음으로써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비판받아 왔다.

이에 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기소 과정에서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각종 견제 장치 포함…“실효성은 미지수”

정부는 이번 공소청법에 다양한 견제 장치를 포함시켰다.

각 고등공소청에 사건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중대사건의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를 심의하도록 하고, 검사 평가 기준에 항고 인용률, 무죄율, 무죄 사유 등 정량적 지표를 반영하도록 했다.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설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관여 금지 조항 신설도 포함됐다.

정치활동을 한 검사에게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 처벌 규정이 적용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런 견제 장치들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시행령과 운영 방식에 달렸다”며 구체적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권 조정 이후 이미 기소·공소 기능으로 축소된 현실을 감안할 때 인력 감축만 없다면 큰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검사 대다수가 공소청으로 이동하며 조직 골격은 유지되지만, 직접수사 부재로 사건 선별·기소 전략이 수사기관 의존적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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