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문경 여대생 살인사건 '엉터리 수사' 주장 논란

문경 기자
경북 문경경찰서는 지난 15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 후배를 말다툼 끝에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A씨(24)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A씨(24)는 여자후배 B씨와 문경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여관으로 들어갔고 말다툼 끝에 B씨를 살해, 시신을 유기했다.

그러나 유족 측이 경찰의 이같은 발표가 엉터리라고 주장,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고인의 친척이라고 주장한 한 남성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A씨와 고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남성에 따르면 방학을 맞아 잠시 집에서 지내던 고인은 가끔 인터넷 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했고 택배 일을 하던 A씨가 물건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이라는 것.

남성은 "고인을 처음 본 A씨가 우연찮게 알게 된 고인의 전화번호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나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었고, 고인이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하자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고 전했다.

A씨의 이같은 행동을 유족들이 알고 있었던 터라 고인이 실종되자 유족들은 곧바로 납치나 실종사건으로 의심했다.

유족 측은 "고인은 이날 가벼운 체육복차림에 단돈 3000원을 들고 순대를 사러 밖으로 나갔고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실종 다음날도 연락이 없자 유족들은 경찰을 찾아 A씨로부터 고인이 협박을 받고 있었던 모든 상황을 진술했다.

또 고인의 실종시간과 A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시간이 거의 일치한 점 등으로 미뤄 납치나 실종사건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모든 정황을 수차례에 걸쳐 이야기했지만 경찰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단순 가출사건으로만 등록했다는 것이 유족 측의 말이다.

이후 A씨가 지신의 집에 돈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걸었고 다시 경찰을 찾아 신고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으며, 오히려 '둘이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냐', '기다려라 곧 돌아올 것이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

결국 가출신고를 받아 수사 중이었다는 경찰의 발표도 다 엉터리라는 것이 유족 측의 입장이다. 납치·실종사건으로 신고했지만 경찰이 이를 받아주지 않고 단순가출사건으로 처리됐다는 것이다.

유족은 "단순가출사건을 어떤 경찰이 수사를 하겠느냐"며 "경찰의 수사는 고인이 사라진지 1주일여 만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시작됐고 A씨가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전화를 걸어 왔기 때문에 검거하게 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고인에 대한 수사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유족 측의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며 "어떤 경찰이 신고가 들어왔는데 수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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