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세계 각국 돼지독감 확산공포(종합2보)

81명 사망 멕시코 비상사태, 美 "바이러스 봉쇄 어려워"

멕시코와 미국에서 돼지독감 신규 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재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전 세계가 돼지독감 확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25일(현지시간) 돼지독감으로 지금까지 8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이어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州) 외에 북부 산 루이스 포토시주에서 오는 5월5일까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기관이 휴교한다고 밝혔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보건장관은 이날 저녁 대통령궁 로스 피노스에서 가진 각료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난 13일 오하카주에서 시작된 돼지독감으로 8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은 역학적으로 이미 돼지독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코르도바 장관은 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현재 1천324명의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진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 그리고 산 루이스 포토시 주 이외에 베라크루스, 오아하카, 바하 칼리포르니아 주에서 돼지독감이 발생했다고 보건 당국은 확인했다.

멕시코 정부는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돼지독감 환자의 격리 및 주거가옥에 대한 역학 조사권을 보건부에 부여하는 한편 공공행사의 중지를 선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특별포고령을 발표했다. 이 포고령에는 국내외 여행객들에 대한 통제 허용도 포함돼 있다.

돼지독감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인구 2천만명의 수도권은 교통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백화점 상가 고객이 70%까지 감소하는 등 소매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당국이 돼지독감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공포와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멕시코시티 병원에서 감염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영국 BBC방송에 이메일을 보내 실제 돼지독감 희생자가 200명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주민들도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실상'을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재택근무를 위해 직장에 있던 컴퓨터를 옮기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접 미국으로 전파

인접국 미국에서도 돼지독감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텍사스주 보건당국은 25일 산 안토니오 인근에 있는 과달루페 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주내 3번째로 돼지독감 의심 환자가 발생하자 이 학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 텍사스주 보건 당국은 이전에 발생한 2명의 환자는 치료를 받고 정상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중부의 캔자스주 보건당국도 2명의 성인이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한 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됐으나 다른 한 명은 아직 아픈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캔자스주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부부이고, 남편이 지난주 멕시코를 여행한 뒤 병세가 나타났으며 이어 부인에게도 독감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35세 여성에게서 돼지독감의 주내 7번째 감염 사례가 발견됐으나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의 감염자는 모두 멕시코 국경서 가까운 샌디에이고와 인근 임페리얼 카운티에서 발견됐다.

이밖에 뉴욕에서도 25일 퀸즈 지역의 한 학교에서 8~9명의 학생이 돼지독감 의심환자로 병원 검사를 받았으나 아직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이미 폭넓게 확산돼 있으며, 바이러스를 봉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CDC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11명이 돼지독감에 감염됐다고 확인하고 감염자 치료를 위해 두 종류의 치료제(oseltamivir, zanamivir)를 권장했다. 단, 이번 독감 바이러스는 계절성 독감 백신으로는 예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CDC의 앤 슈채트 박사는 "많은 다른 지역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봉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바이러스를 한 곳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WHO, 공중보건 비상사안 선포

WHO는 앞서 25일 멕시코와 미국의 돼지독감 확산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이라고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제네바에서 독감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이같이 선포키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2007년에 설치된 이 위원회가 긴급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는 이번 돼지독감과 관련하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각국의 예방 활동 등 적극적 조치도 촉구했다.

찬 총장은 회의에 앞서 "돼지독감이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방역당국 긴장

각국은 출입국 사무소의 검역을 강화하고 비상 방역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25일부터 멕시코와 직항편을 운행하는 나리타,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여행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긴급 설치해 안전대책을 협의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25일 밤 돼지독감 발생지역에서 돌아온 여행자가 독감 증세를 보일 경우 즉각 신고하라는 긴급 통지문을 발표했으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홍콩도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뉴질랜드에서는 25일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22명의 오클랜드주 랑이토토대학 학생 중 일부가 독감증세를 보이자 교사 3명을 포함한 그룹 전체를 격리했다.

아울러 호주 정부의 보건 책임자들도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바이러스 차단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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