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지자체 조경공사, 소기업엔 ‘언감생심?’

나무신문/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기자

규정은 큰기업에 유리…전문성은 무용지물

최근 극심한 목재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조경공사 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관련 제품 생산업체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하지만 공사 낙찰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방부목 등 대부분 조경시설재 생산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 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방부목 등 조경시설재 생산업체들은 공사의 핵심 제품을 공급하고 있음에도 대부분 낙찰 받은 시공업체의 하청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낙찰에서 이들 업체에게 밀리는 이유가 해당제품에 대한 기술인증이나 품질인증이 아닌, 공사와 상관없는 인증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행 관련 규정을 현실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대부분의 조경공사가 설계자에 의한 비규격 제품 사용으로 공사비가 필요이상 부풀려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를 개선키 위한 제품의 규격화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월1일 이후 입찰공고분부터 적용받고 있는 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시 낙찰자 결정 기준’에 따르면 ‘추정가격 10억원 미만 2억원 이상인 물품’의 경우 100점 만점인 ‘적격심사 항목 및 배점한도’에서 85점 이상을 받아야 공사 낙찰을 받을 수 있다.<표1 참조>


하지만 여기에서 85점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이유는 50점이 배정된 입찰가격 항목·기준가격에서 높은 가격을 써 넣을 경우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항목에서 85점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심사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에 우선순위를 주어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다시 말해 1순위 업체가 불합격 할 경우 2순위로, 다시 3순위로 넘어가는 시스템이다.


가격이 높을 경우 심사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입찰가격은 보통 35점에서 36점 사이에 몰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심사기회를 얻은 업체가 ‘이행실적’, ‘경영상태’, ‘입찰가격’ 등에서 85점을 넘기지 못할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품질관리 등 신뢰정도’를 평가받게 된다. 문제는 가산점은 항목에 명시된 것에 한해 적용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방부목 데크로 공사의 경우에도 산림과학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부목품질인증’은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우수디자인에 부여되는 GD마크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표2 참조>


또 특허 및 실용실안, EM, GQ, KS, 건 마크 등 해당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행당 공사의 성격과 상관없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인증 및 특허 보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소기업은 애초부터 낙찰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부분 관급 조경공사들이 비규격 제품 위주로 설계되고 있어 공사비가 필요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러한 공사에 어렵게 낙찰을 받게 되더라도 소위 ‘스팩작업’을 해 놓은 힘 있는 업체의 제품을 사서 납품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는 것. 이 경우 상당수 제품에 거품이 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얼마 전 관급 조경공사에 응찰해 선수위에 올랐지만 통과기준 85점을 얻지 못해 낙찰에 실패한 인천의 한 조경재 생산업체 대표는 “입찰가격에서 가장 좋은 점수로 선순위에 올랐지만 가산점을 얻지 못해 다음 순위 업체에 공사가 넘어가고 말았다”며 “그런데 낙찰된 업체에서 가산점을 받은 이유가 방부목 조경공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데서 점수를 얻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차 심사항목을 현실적으로 통과기준 점수를 넘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가산점 항목이 공사와 관련된 게 아닌 큰 업체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소기업은 힘 있는 기업의 들러리 역할밖에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천의 또 다른 조경재 생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입찰된 방부목 15만 재가 들어가는 한 조경공사의 납기일이 40일이었다”고 전재한 뒤, “이런 공사는 낙찰을 받는다고 해도 건조 가공 방부 후건조 등 과정을 생각하면 도저히 납기일을 맞출 수 없는 수준”이라며 “낙찰을 받는다고 해도 ‘스팩작업’을 해 놓은 업체의 제품을 사서 납품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스팩작업’이 돼 있는 공사의 경우는 대부분 공사가격 또한 상당히 부풀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근절키 위해서는 조경시설제에 대한 규격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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