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물량 몰아주기’ 현대차그룹 550억 과징금 판결

최희진 기자

계열사 간 `물량 몰아주기'를 통해 거래 질서를 해친 현대차 계열사에 대해 550억2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부(김용헌 부장판사)는 5개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들이 "부당 내부거래를 이유로 623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 조치는 부당하다"며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550억여원을 납부하라며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최근 밝혔다.

재판부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거래에 대해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부품가격을 과다하게 인상해주는 방식으로 현대모비스의 이익을 높였다"며 "이는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현대모비스의 지위를 부당하게 높인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대차ㆍ기아차와 현대모비스 거래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기아차를 대신해 현대모비스 부품가격 인상분 196억원을 지급함으로써 기아차의 경쟁상 지위를 부당하게 높였다"며 "이는 자동차 제조ㆍ판매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현대차ㆍ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가 구매대금을 지급할 때 현대카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기아차가 프레스 및 자동차 운반설비 제작과 관련해 유리한 조건으로 로템과 계약을 체결한 뒤 거래한 행위 역시 부당 지원행위라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ㆍ현대제철이 사업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운송물량을 몰아준 뒤 과다한 이익을 제공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용 강판을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현대하이스코를 지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판 가격이 정상가격의 범주를 벗어났는지 판단할 수 없다"며 공정위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 10월 현대차 계열사들이 `몰량 몰아주기' 방식으로 부당하게 내부지원 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해 5개 계열사에 모두 623억8천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계열사들은 공정위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