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격인 SAT의 문제지가 또 다시 유출되면서 "내 자식 만 잘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를 자식교육 철학으로 여겨온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자녀 이기주의가 비판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4일 SAT 문제지를 빼돌린 서울 강남의 SAT 전문학원 강사 A씨(36)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18일 태국에서 시차를 이용한 SAT 부정행위가 처음으로 적발된 지 1주일도 안 돼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자식을 좀 더 나은 대학으로 유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욕심과 명성을 높이려는 강남 학원들의 과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강남의 한 SAT 학원 관계자는 "보통 족집게 강의의 경우 시간당 300만원 정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없는 부유층이 아니면 쉽게 강의를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많은 돈을 받게 되면 강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거액을 받고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했을 때 오는 스트레스로 이같은 부정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맞춤형 족집게 수업으로 좀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고 고액을 부담해서라도 유명한 학교에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셈이다. 고액수업료를 받고도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학부모들의 문책도 강사들의 범행을 부추긴 꼴이 됐다.
이렇듯 그동안 무성한 의심을 야기했던 한국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실제로 확인되면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피해 및 국내 이미지 하락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ETS측이 한국에서 열리는 시험에 본사 관계자들을 긴급 파견한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 같은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됐음을 대변해준다.
ETS 관계자는 "지난 12월 A씨의 부정행위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와 이번 시험에는 본사에서 직접 직원이 파견됐다. 이들은 A씨가 있는 시험장을 방문해 부정행위를 적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같은 부정행위에 학원장 등이 관련됐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중이다.
단순히 강사 개인의 과욕이 아니라 학원 전체가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벌였다는 제보와 정황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수서경찰서와는 별개로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강남 지역 학원들이 SAT 유명강사를 스카우트 하는 과정에서 탈세 등을 벌인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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