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스마트폰 검색 기능 왜 구글만" … 국내 포털 '이용자 편의 명목' 구글 몰아세우기

스마트폰 기본 검색을 놓고 펼쳐질 뻔 했던 구글대 네이버·다음 연합군 의 설전이 무산됐다.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용자 선택권 보호' 토론회에 원래 참석키로 했던 구글 측 관계자가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구글 없이 펼쳐진 토론회에서는 소비자의 편의성 보장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 포털업체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난무했다.

네이버와 다음 관계자는 사용자의 선택권을 중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한상기 카이스트 교수와 김중태 IT문화원장도 "최소한 파이어폭스처럼 원하는 검색엔진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정부 관계자로 참석한 홍진배 방통위 과장까지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기본검색의 제한이 이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패널로 참석한 김진형 교수는 국내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플랫폼을 남한테 얻어쓰면서 '왜 내꺼 안넣어줘'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뒤 "기업들은 이익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애플과 구글도 마찬가지"라며 구글의 입장을 대변했다.

◇ 국내 포털업체 "다양성 인정, 시장 확대 지름길"

현재 아이폰에는 기본 검색으로 구글과 야후만 가능하며,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실질적으로 구글 검색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사업자들은 사용자의 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불공정 경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한 구글 관계자는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 플랫폼이다. 제조업체는 기본적으로 구글을 써야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며 "서비스의 노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이루어 질 수 있다. 검색 기능 강화를 위해 사업자 측에서 구글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토론의 핵심축으로 여겨지던 구글이 빠진 가운데 국내 포털업체들은 '소비자의 선택권 보호'를 명목으로 삼아 다양성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모바일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추가적인 검색엔진 탑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창하 다음 센터장은 "MS와 구글이 스마트폰 단말기를 통해 지도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번들링 할 경우 기존 서비스 업체들(다음, 네이버)은 치명적인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기업의 효과적인 경쟁이 유도돼야 한다"며 "외부 요인 때문에 경쟁력이 결정된다면 이를 회복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사회적 비용 또한 많이 지불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초기인 지금이 적기이고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한종호 NHN 이사도 "사용자가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든지 원하는 서비스를 손쉽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게 기본 입장"이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한 이사는 "소비자 선택권 이슈를 기업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말한 뒤 "명분을 앞세워서 이익을 챙길려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용자가 편리하게 쓸 뿐만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여러 환경에 따라 다른 버전을 만들어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며 "결국 무선인터넷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고 시장을 활성화시켜 국가경쟁력을 올리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들이 경쟁을 한 뒤 사용자들이 알아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립적인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글이 지난 간담회 때 밝힌대로 어떤 플랫폼이든 이통사 마음대로 선택할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정부 주도는 안돼" 참가자들 한 목소리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은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상기 카이스트 교수는 "정부가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구글이 중국어 사이트를 폐쇄한 것을 두고)중국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태 IT문화원장도 "정부가 개입하기 보다는 사용자와 기업이 서로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김진형 교수는 "플랫폼이 우리것이 아닌데 정부가 나서는 것은 안되는 것 같고,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어필하는 수 밖에 없다"며 "시민 단체가 감시의 목소리를 높여 달라"고 말했다.

한종호 NHN 이사는 "네거티브한 방식이 아니라 선택권을 줬을 때 더 많이 팔리는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진배 방통위 과장은 "누가 주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체가 더 중요하다"며 "다양한 이해당사자와 소통을 해가면서 방향성을 적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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