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무 서울대학교 총장은 7일 "대학 연구 역량의 발전을 위해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도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날 낮 서울 관악구 교내 교수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문 발표 수 증가 등 한국 대학이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볼 때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한다. 지금이 바로 터닝포인트"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세계적인 과학인용색인 SCI(Science Citation Index)에 포함된 2008년 논문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세계 대학 가운데 전년도보다 5단계 상승한 20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도 "이제는 질적 성장을 지향해야 할 때"라고 시사점을 찾았다.
그는 "정부의 지속적인 기초과학 지원, 교수승진 여건 강화 및 정년보장 심사 강화 등 노력이 대학 연구 역량의 양적 성장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양적인 성장은 고무적이지만 이것을 넘어 최고의 학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질적 성장을 해야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의 일환으로 교수들을 신규 채용할 때 최소 논문 수를 정한 학칙을 폐기키로 학장회의에서 결정했다. 이어 교수 승진 시험과 관련해 양적인 기준을 제시한 학칙 폐기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연구 성과의 질적 측면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 중이다. 이 총장은 "연구 성과의 양적 측면을 평가할 요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연구·교육의 질적 측면을 향상시킬 기준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자연계열의 경우 ▲대표적인 연구 업적 ▲국제적인 인지도 ▲국내외 해당 분야 석학 추천서 ▲국내외 수상 경력 및 기술 이전 성과 등을 평가 항목으로 선정했다.
대표적인 연구업적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을 벤치마팅해 해당 전공 교수진과 연구업적을 비교할 계획이다. 주저자와 제1저자 등 논문 작성시 역할과 논문 인용 지수(IF), 인용 횟수 등을 평가한다.
또 국제적인 인지도를 평가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의 기조강연과 초청강연 사례, 국제적인 학술지의 편집장 및 편집위원 등 참여 실적을 본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국내외 저명 학술상 수상 ▲연구재단 국가석학 지정 ▲국제 저명 학술잡지에 발표된 논문 ▲국제 저명 출판사에서 출간된 저서 ▲국제학술대회의 기조강연 및 초청강연 등 ▲국제적인 학술지의 편집장 및 편집위원 등 참여 실적 등이 평가 요소다.
예·체육계열은 ▲국내외 저명 예술상 수상 ▲국제 유명 콩쿨 및 전람회 등 심사위원 참여 ▲국제 유명 콘서트홀 및 회랑의 연주·전시 ▲국제 저명 음반사·출판사에서의 녹음·화집 등 출간 실적 등을 고려한다.
이 총장은 아울러 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논문 편수 등 '양적'인 측면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풍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현재와 같이 논문 수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면 교수들은 논문 수를 늘리기 위해 박사 및 석사과정 학생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학생들은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 보다는 지도교수가 개척해 놓은 땅의 일부를 경작하는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 유수 대학의 경우 논문 수보다는 세계 최고 대학 해당 분야 석학들의 평가 등을 중요시한다"며 "논문 수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날 때 멀리 내다보는 연구를 할 수 있고, 그래야 세계 석학 및 노벨상 후보도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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