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감원 “자식빚, 부모가 갚을 의무 없다”

‘불법채권추심 대응 10대 수칙’마련

홍민기 기자

"따님이 평생 취직도 안 되고 빚쟁이로 살도록 내버려두실 겁니까?"

앞으로 신용정보회사가 이같은 협박을 하면서 채권추심을 한다면 일절 응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을 포함한 제3자에게 채무를 대신 갚도록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물론 채무 사실을 알리는 것도 불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신용정보회사의 불법추심행위를 막고, 채무자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법채권추심 대응 10대 수칙’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대응 수칙에 따르면 우선 채권추심자가 방문하거나 전화 등으로 처음 접촉할 때 신분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사진 미부착·훼손 등 신원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소속회사나 신용정보협회에 재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채권자, 채무금액, 채무불이행기간 등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본인의 채무가 추심제한요건에 해당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채권추심 제한대상은 ▲판결 등에 따라 권원이 인정되지 않은 민사채권 ▲채권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경우 ▲개인회생절차 개시 또는 파산·회생에 따라 면책된 경우 ▲중증환자 등으로 사회적 생활부조를 요하는 경우 ▲채무자 사망 후 상속인이 상속포기하거나 한정 승인한 경우 등이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이라도 채무를 대신 변제할 의무는 없다. 가족을 포함한 제3자에게 채무를 대신 갚도록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물론 채무사실을 알리는 자체도 불법이다.

또 채무자의 연락두절로 소재 파악이 곤란한 경우 외에는 가족 등 관계인에게 소재나 연락처를 문의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아울러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자의 위임 하에 채무자에 대한 재산조사, 변제 촉구, 변제금 수령 등을 대신할 뿐 채권자 권한 일체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므로 압류나 경매 등 법적 조치를 할 수 없다.

예컨대 채권추심회사 명의로 ‘유체동산, 전·월세 보증금/급여 압류 최후 통보’ ‘금융계좌 지급 정지 예정 통보’ 등을 기재한 독촉장을 보냈다면 불법에 해당한다.
또 채권추심자가 채무를 대납해 주겠다고 제의하거나 대부업자, 카드깡, 사채업자 등을 통한 자금 마련을 도와주겠다고 할 경우에도 이를 거절해야 한다.

그밖에 입금은 반드시 채권자명의 계좌로 하고, 채무변제확인서는 5년 이상 보관해 분쟁 시 입증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독촉장, 감면안내장의 우편물은 물론 통화내역 등의 채권추심과정도 상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금감원은 불법채권추심이 발생할 경우에는 금감원(☎1332, www.fcsc.kr) 또는 관할경찰서(☎112)에 신고하도록 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