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근자감·생파·갑툭튀, 이게 무슨 뜻인가?

홍민기 기자

'지못미, 근자감, 친추, 생파, 므흣, 갑툭튀' 일반 사람들은 이런 단어들을 보고 "이게 무슨 뜻인가?"하고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사실 이 단어는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쓰는 줄임말, 게임·채팅언어이다.

10대들끼리 쓰는 언어에 어른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머리를 긁적인다. 그만큼 세대차이가 크게 차이난다는 의미이다. 세대차이가 적은 20대도 10대들의 용어를 모를 정도이다.

10대들은 이렇듯 10대들 간의 언어가 형성된 이유는 신속하고 빠른 대화와 진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친구간에 채팅할 때 빠르게 대화를 하고 4글자 이상의 긴 단어를 귀찮아 줄여서 쓰면서 신조어들을 탄생시켰다.

예를 들면 '생파'라는 단어는 일반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일부 사람들은 '신선한 파'라고 야채의 의미를 떠오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파'의 뜻은 '생일파티'의 줄임말로 '생'자와 '파'자만 따와서 '생파'라고 쓰인다.

'므흣'이라는 10대 언어가 있는데 '흐뭇하다'의 줄임말이다.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언어를 10대들이 다르게 해석하도 한다. '생선'이라는 단어는 밥상 위에 올려진 반찬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대들은 '생일선물'의 줄임말로 '생선'이라고 지칭한다.

'갈비'도 '생선'과 같이 10대만의 언어로 쓰이고 있다. 먹는 갈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갈수록 비호감'을 '갈'자와 '비'자를 따와 갈비라고 쓰인다. 주로 싫어하거나 앙심이 있는 친구·어른에게 '갈비'라고 부른다.

긴 문장을 한단어로 간추려서 쓰는 경우도 있다.

'아묻따' 단어가 이러하다. 이 단의 뜻은 배우 이순재가 광고에서 '아무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라는 문장을 유행시킨 바 있다. 10대들도 이 문장에 큰 호응을 얻었는데 다 말하기 귀찮아서 문장 첫 글자 '아'와 두 번째 단어 첫 글자 '묻', 네 번째 단어 첫 글자 '따'만 따와 '아묻따"라고 줄여서 쓴다.

'지못미' 단어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문장을 줄여서 쓰이고 있다. 특히, 10대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에게 많이 쓰이는데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과 스캔들, 루머로 고통받을 때 10팬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며 위로의 뜻을 전해주기 위해 팬카페 게시판에 '지못미' 단어를 쓴다.

온라인 게임상에서 채팅할 때도 10대들의 언어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전쟁속에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FPS 게임에서 빠른 채팅을 위해 10대 언어가 빛을 발하기도 한다.

일일이 정석적인 문장으로 채팅을 하다보면 그 사이 적에게 발각돼 자신의 캐릭터가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10대들이 줄임말과 신조어로 빠르게 대화를 나눠 작전을 짜고 게임에서 승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적베'라는 단어는 FPS게임 채팅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단어는 '적군 베이스'를 의미해 줄여서 '적베'라고 쓰인다. '기방'이라는 단어도 있다. 흔히, 기방은 옛날 기생집의 방, 사창가를 뜻할 수 있지만 10대 사이에는 '기지 방어'를 줄여서 '기방'으로 쓰인다.

'개피', '개돌' 등 욕설로 오해할 수 있는 단어도 있다. '개피'는 캐릭터의 체력이 거의 바닥나 곧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개돌'은 상황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적베(적군베이스)에 뛰어드는 모습이 "개처럼 돌격한다"라고 빗대서 쓰인다.

게임에서 적이 갑자기 튀어나와 자신의 캐릭터를 공격하는 행위를 뜻해 '갑툭튀'라는 단어도 있고 자신의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 "내가 다 해결하겠다"며 근거없이 자신감을 의미한 '근자감'이라는 단어도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등산(적의 상황을 정찰하기 위해 높은 지형으로 올라가는 행위), 텐트치다(그 위치를 꼼짝없이 가만히 사수하는 행동), 폭설('폭탄설치' 줄임말), 친추(게임 잘하는 친구를 추가하다)는 언어들도 있다.

10대들 사이에서 쓰이는 언어에 대해 어른들은 "야릇하고 비건전하다", "욕설같고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언어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의 언어사용이 파괴됐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은 언어에 대해 "단지 우리만의 문화코드일 뿐이다. 어른들이 쉽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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