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햇살론, 무늬만 ‘햇살’ 안된다

소득이 낮거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서민들을 위한 ‘햇살론’이 어제 선보였다. 시중은행은 문턱이 높아 엄두도 못 내고, 신용카드나 대부업체는 이자율 때문에 돈을 빌릴 생각도 하지 않는 서민들을 위한 상품이다. 안정적이고 합리적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반갑다. 정부와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회사가 각각 1조원씩 출연해 10% 초반의 금리 수준에서 운용되는 햇살론은 미소금융이나 희망홀씨대출 등 기존의 서민대출상품과 달리 신용등급이 매우 낮거나 무등급인 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햇살론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친서민정책의 일환이다. 현재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서민금융시스템을 보완함으로써 소득이 낮거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서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 등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등으로 막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금리가 30~40%대인 신용카드나 대부업체들도 서민들이 다가가기엔 너무 겁이 난다. 정부가 햇살론을 새로 선보인 것은 기존 서민금융제도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햇살론이 원래 취지대로 제기능을 할 경우 서민금융의 경쟁을 촉진하고 과도한 고금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햇살론이 나오자 대부업계가 금리를 내린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미소금융에 이어 선보인 햇살론이 새로운 서민금융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금융기관으로서는 비록 대출이자가 10% 초반으로 제한돼 있지만 대출의 85%를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리스크 부담이 작은 편이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에 대한 소액대출이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또 기대수익률이 낮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햇살론이 안고 있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취급실적 우수기관에 정책적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햇살론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저금리에다 조건이 좋아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키는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대출은 활성화하되 부실은 최소화도록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서민금융시장을 정상화시켜 정부보증에 의한 햇살론을 점차 축소해나가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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