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건축 무상지분율 ‘시공사’들 발목잡나

무리한 수주전쟁…높은 무상지분율로 사업성 악화

임해중 기자

수도권 일대 재건축사업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무상지분율을 둘러싼 왈가왈부가 거세지며 최근 시공사가 선정된 재건축 단지에서 사업성악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지구에서 무상지분율이 160% 안팎으로 치솟으며 사업성 악화로 실제 재건축이 가능할지 왈가왈부가 거세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 들어 주택시장의 극심한 경색 앞에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건설사들로서는 출혈경쟁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목표액 달성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둔촌주공재건축아파트사업 등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상위건설사들을 제치고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어 재건축사업 현장에서 무상지분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재건축 전문변호사는 “최근 강동구에서 조합이 제시한 무상지분율이 너무 높아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발을 빼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라며 “덕동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 재건축 현장에서 조합 측에서 제시하는 무상지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 수주 목표를 채워야하는 건설사들은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 수수전쟁…출혈경쟁이 원인

무상지분율은 아파트 재건축사업에 있어서 시공사가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면적을 추가 부담금 없이 조합원에게 부여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무상지분율을 알면 무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면적과 넓은 면적으로 갈 때 추가 부담금 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총수입(총 분양수입)에서 총지출비용(공사비)을 빼서 나오는 개발이익(순이익)을 분양가로 나누면 개발이익 면적(전체 무상지분 면적)이 되는데, 이를 대지면적으로 나누어 퍼센트로 표시한 것이 무상지분율이다.

이 때문에 조합 측에서는 무상지분율을 최대한 높게 제시하는 건설사를 선호하게 되고 최근에는 무상지분율이 시공사 선정의 ‘잣대’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무상지분율이 일선 재건축 현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조합 측이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하고 수주전에 참가한 건설사들이 이를 기준으로 출혈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무상지분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지만 일단은 수주하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건설업계는 무상지분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도 업체 간 과당경쟁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단지의 경우 재개발지구와 달리 대부분 노른자위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향후 일반분양 때 분양성도 확실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무조건 따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들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조합 측이 요구하는 대로 무상지분율을 최대한 높여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무상지분율 경쟁은 자칫 재건축사업 추진 지연은 물론 업계 전반에 경영부실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만큼 과당경쟁을 자제해서 ‘제값 받고 시공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높은 무상지분율 오히려 조합원 발목 잡을 수도

한편 높은 무상지분율이 조합원들의 이익에 직결되기보다 오히려 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너무 높은 무상지분율은 사업성 측면에서 고수하기 힘들어 결국 일반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실수요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라며 ”문제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미분양사태가 발생하고 이 비용이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반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미분양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장기조정국면에 접어들 경우에는 오히려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론인 셈이다.

게다가 높은 무상지분율이 시공사들의 헐값 시공을 부추겨 손실을 보존하려 하기 때문에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날선 비판도 제기돼 무상지분율을 둘러싼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비가 낮을수록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조합원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지분이 많다 보니 건설사가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공사비를 대폭 낮출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고덕6단지의 경우 174%의 무상지분율이 관철되면 공사비가 대폭 하락할 수밖에 없다”라며 “무리한 무상지분율 요구가 오히려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동구 일대 일부 재건축단지는 무상지분율 160%대를 적용할 경우 일반분양가를 3.3 ㎡당 4천500만원 정도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내부의 주장이다. 하지만 분양가를 이 수준에 책정하기 위해서는 재건축 일반분양 당시 주변의 시세가 이 수준 이상으로 오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설계변경 등의 방법으로 사업비를 보전 받는 방법, 공사비 단가를 내려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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