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동북 3성 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북한이 중국의 경제적 식민지(‘동북 4성’)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이후 중국의 대북경제적 관여(engagement)가 심화되고 있고, 이에 호응하여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2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경제 밀착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북중무역액은 2005년 16억달러에서 계속 증가해 2009년 27억달러를 기록했다.
1991~2009년 누적적자액은 91억달러에 달하며, 2007~2009년 3년 동안에만 3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통계수치로 보면 양국 간 경제밀착 현상은 분명히 나타난다. 2009년 북한의 대외무역(남북경협 포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2.7%에서 52.6%로 늘어났는데, 북한의 대외무역이 어느 한 나라에 50% 이상을 의존한 경우는 1990년 소련 이후 처음이다. 반면 한국의 비중은 38.9%에서 33%로 감소했다.
현재 북한시장에서 거래되는 소비재와 식량, 나아가 원자재와 설비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자립적 민족경제’가 붕괴되고 생산-소비 메커니즘에서 중국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대북투자 역시 자원과 인프라 개발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이다. 공식통계를 보면 중국의 연간 대북투자 실행액은 2003년 110만달러에서 2008년 4100만달러로 약 40배 증가했으며,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실제 금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대북투자 중 70%가 자원개발 및 관련 인프라 건설 부문에 투입되고 있다. 현재 외국자본에 의한 북한 광물자원 개발사업 25건 가운데, 20건이 중국 자본이 투입된 것이다. 그중 금액이 확인된 12건의 투자계약액만 해도 4억6천만달러에 달한다. 또한 중국은 대북 연계개발전략에 따라 북중 교통망 연결을 위해 2020년까지 23억7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은 대동아시아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 자국 낙후지역과 인접국을 연계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는데, 대북한 연계개발 전략도 그 일환이다. 동남아에서는 서부대개발사업과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을, 동북아에서는 동북진흥계획과 두만강유역 개발사업을 연계시키고 있다. 대북한 연계개발 사업에는 동북 3성의 육상·해상 물류 인프라 구축이라는 경제적 목적과 함께 북핵 관리 및 북한의 점진적 변화 유도라는 정치적
목적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북중 간 경제밀착을 곧 경제적 종속, ‘동북 4성화’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국이 대북한 육로·항만·구역 일체화 전략에 따라 랴오닝 성 연해경제벨트와 신의주, 지린 성 창지투 선도구와 나진·선봉 특구를 연계개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을 경제적 식민지로 만들려는 의도라기보다는 물류 및 인프라 구축, 자원 및 노동력 확보라는 경제적 동인에 의해 추진된 것이며, 대북 영향력 확
보라는 정치적 목적 역시 북한변수의 안정적 관리 및 점진적 개혁·개방 유도에 방점을 둔 것이다. 북한 역시 대중국 경제밀착은 ‘중국 종속형 발전전략’의 채택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개해온 경제적 등 거리 외교 혹은 시계추 외교의 일환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북중 간 경제밀착이 한국배제(Korea Passing)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북중 경제밀착은 핵문제 등 현안문제 해결이나 통일과정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라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북중경협과 남북경협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바라보는 열린 접근이 필요하다. 남북경협으로 북중경협을 견제한다는 시각보다는 남북경협은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발전시켜나가되, 북중경협이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관계를 긴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글: 삼성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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