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분양사기로 얼룩진 사업장에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이 공동으로 불법대출을 해준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의 고양종합터미널 건설 사업에 금융당국에 의해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이 함께 6천억원 이상 불법대출한 것을 적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양종합터미널 건설 사업은 7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로 끌고 간 한도초과 우회 대출의 대표적 사례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의 분양사기 사건이 벌어져 시행사와 시공사가 교체되고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등 곡절을 겪은 끝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만에 가까스로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 사이 대출금 회수는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는 사업장에 대한 불법대출이 반복됐고,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사업성도 나빠져 자산 합계 4조원을 넘는 저축은행 두 곳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기 피해자의 원성을 무마하기 위한 불법적인 자금 동원에 금융감독원도 관여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고양터미널 건설에는 지난 2002년부터 제일저축은행이 1천600억원, 에이스저축은행이 4천500억원을 대출했다. 하지만 금감원 경영진단에 따른 이 사업의 회수예상 감정가는 1천400억원에 불과하다.
이들 두 저축은행은 고양터미널 사업에 애초 약 300억원씩만 분양자 중도금 명목으로 대출했으나,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연체가 쌓이면서 이자가 잘 들어오지 않자 계속해서 사업비를 증액대출(돈을 빌려줘 기존의 대출 이자를 갚도록 하는 수법)했다.
16차례에 걸친 대출로 두 저축은행 모두 금액한도(각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를 넘기게 되자 정체불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비롯한 여러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터미널은 첫 시행사가 분양사기를 저질러 퇴출당하자 수익성을 극대화해 대출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터미널 부지를 50%에서 30%로 줄이고 상업시설 부지를 50%에서 70%로 늘리는 설계변경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분양사기 피해자들의 민원을 무마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저지르도록 금감원이 사실상 묵인했다는 게 이번에 영업정지된 두 저축은행의 주장이다.
해당 저축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H법무법인이 `금감원에 질의한 결과, 한도초과 대출을 해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법률검토 의견서를 전달해 와 이를 믿고 대출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2005년 9월 금감원에 분양사기 피해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저축은행들에 (피해자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해 10월 취하됐다"면서도 "당시 금감원이 나서서 불법을 유도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H법무법인에 구속력 있는 공문서로 회신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으며, 질의에 대한 답변도 정상적인 공동투자약정에 따른 추가대출의 경우 가능하다는 뉘앙스였을 것"이라며 "법률적인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법규심사위원회의 검토를 받고 영업정지 전날까지 고민한 끝에 결정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시행사 부도 이후 신세계건설에서 현대엠코로 시공사가 변경된 고양터미널은 다음 달 31일 준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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