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성추행 고대 의대생 3명 전원 실형 선고… 3년간 신상공개 명령도

1명은 검찰 구형보다 높아… 혐의 부인 1명도 유죄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해 사회적 물의를 빚고 학교측으로부터 출교조치까지 당한 고려대 의대생 3명에게 법정에서도 전원 실형을 선고했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에게는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년6월의 중형이 내려졌고, 3년간 신상공개 명령까지도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배준현 부장판사)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고려대 의대생 3명 가운데 박모(23)씨에게 징역 2년6월, 한모(24)씨와 배모(25)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또 3년간 이들의 신상 공개를 명령하고, 범행에 사용된 디지털 카메라 등을 압수했다.

재판부는 "범행 자체의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가 6년간 지낸 같은 과 친구에게서 추행당해 충격과 배신감이 큰데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마저 겪고 있으며 엄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씨에게 가장 무거운 형이 선고된 이유에 대해 "박씨는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자리를 옮긴 피해자를 쫓아가 추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나타낸 다른 두 명과 달리 무죄를 주장한 배씨에 대해서는 "추행 가담정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면서도,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보낸 메일이나 진술, 범행 직후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보낸 메일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에서 주장한 것처럼 옷을 내려줬다는 등의 내용이 아니다"라며 "배씨가 범행 며칠 뒤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다른 동기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는 취지라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취지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선고 형량과 관련해 "이들이 추행할 의도로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한씨와 박씨는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으며 피해회복을 위해 공탁금을 낸 점, 촬영한 사진 등을 삭제한 점 등은 유리한 양형사유"라고 말했다.

이번에 유죄 선고를 받은 3명은 지난 5월 동기인 A(여)씨와 함께 경기도 가평으로 여행을 가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집단 성추행했으며, 박씨와 한씨는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로 성추행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5일 이들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3명에게 똑같이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