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고양 원흥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 52% 무더기 청약 포기

1천850명중 52% 본청약 안해..하남미사 등 확산 우려

노형식 기자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고양 원흥지구의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에서 사전예약 당첨자 중 과반수인 52%가 무더기로 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매제한 및 거주요건이 길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서울 위례신도시, 강남 세곡2, 내곡지구 등 인기 지역에 청약해 이미 당첨됐거나 청약을 기다리고 있어 대거 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전예약 당첨자라도 본청약 전까지는 다른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남 미사 등 다른 주택보금자리 지구로까지 본청약 포기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0~11일 고양 원흥 사전예약 적격 당첨자 1천850명을 대상으로 본청약을 접수 받은 결과, 894명만 본청약을 하고, 956명은 청약을 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사전예약 당첨자 중 절반 이상(52%)이 스스로 입주자격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올 초 진행된 서울 강남·서초 시범지구의 사전예약 당첨자 접수율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 때 당시에는 총 1336명 중 94%인 1258명이 접수했다.

이에 따라 원흥지구 본청약 물량은 당초 신규로 일반공급을 하기로 했던 1333가구에서 이번에 사전예약 당첨자들이 포기한 가구 956가구까지 포함해 2289가구로 늘어났다.

LH는 지난 13일부터 이들 2천289가구에 대해 신규 청약을 받고 있으며, 본청약은 13일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진행된다. 분양문의 1600-1004.

△ 수도권 집값 하락, 전매제한·거주요건 부담

이처럼 원흥지구에서 청약 포기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최근 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매제한 및 거주요건이 길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경제운용방안에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투기과열지구 제외)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1~3년으로 단축한 반면,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은 7~10년의 전매제한을 그대로 유지하고, 5년 거주요건도 지키도록 했다. 고양 원흥지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이상이어서 계약후 7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당첨자가 직접 5년간 거주해야 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향후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 입주후에도 최소 5년은 집을 팔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당첨자들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린벨트지구 이외의 수도권 다른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단축됐고, 민간은 가격 할인분양까지 해주다보니 보금자리주택의 매력이 반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조치, 주변 집값 하락 등이 청약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흥지구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가 3.3㎡당 720만~858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80%에도 못미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일반 1순위 청약에서는 마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 영향

다음달 말부터 인기지역인 위례신도시가 본청약을 하고,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강남 세곡2, 내곡지구 본청약도 남아 있다는 점도 청약저축 불입액이 많은 사람들의 이탈을 초래, 원흥지구의 사전예약 당첨자 접수율이 크게 떨어지게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년 전인 2009년 9월 원흥지구의 사전예약 접수가 실시된 이후 서울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2·3차 보금자리주택이 줄지어 나왔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청약저축 불입액이 높은 사람 위주로 위례신도시 등 인기지역으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포기자들이 지난 2009년 9월 원흥지구 사전예약에 접수한 이후에도 꾸준히 청약저축을 불입했다면 2년 동안 240만원이 청약저축 불입액이 더 늘어나게 된다. 1100만원짜리 통장으로 원흥지구에 당첨된 경기도 거주자의 경우, 현재 불입금액이 240만원이 늘어난 1340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위례신도시 등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커트라인이 1300만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흥지구에 접수하지 않고 이들 인기지역에 접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LH 고양사업본부 관계자도 “본청약 접수를 하지 않은 사전예약 당첨자들에게 12일 전화를 통해 조사를 결과 대부분이 이미 다른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됐거나 (입지여건 등이) 더 나은 단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다른 보금자리주택로 확산 우려

그러나 이번 원흥지구에서 일어난 무더기 청약 계약 포기가 하남 미사지구를 비롯한 나머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남 미사는 대규모 지구인데다 주변에 감일ㆍ감북지구까지 지정돼 있어 공급 물량이 많다. 2차 지구인 부천 옥길, 남양주 진건, 시흥 은계 등은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도 미분양이 난 상태다.

이 때문에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이라도 전매제한과 거주요건을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의 전매제한과 거주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격이 인근지역 주택매매가격의 70% 미만인 주택에 한해서만 5년 거주의무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여서 가을 국회에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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