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름값 유통단계별 공개 '영업비밀 침해' 여부 내달 결론난다

내달 규개위 열어 결론... 연내 시행여부 주목

조영진 기자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정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유사의 유통단계별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 조치가 정유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다음달 열린다.

규개위는 법리적 검토를 거쳐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 판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어떤 결론을 내릴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통단계별 석유제품 가격 공개는 정유사 등 석유정제업자가 대리점, 주유소 등 판매 대상별로 공급한 석유제품 가격을 주간, 월간 단위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공개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대안주유소 설립, 주변국으로부터의 석유 도입 등과 함께 기름값을 잡기 위한 조치로 지난 8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을 이같이 고치기로 하고 입법예고를 마친 뒤 규개위 안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정유사는 도매상인 대리점과 주유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평균 공급가격만 공개했기 때문에 유통단계별 마진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경부는 유통단계별 가격이 공개되면 정유사의 마진 구조가 낱낱이 드러나 기름값을 인하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4개의 과점 정유사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석유제품 유통시장에서 가격의 투명성을 높여 경쟁을 유발시키겠다는 의도도 있다.

지경부는 자체 법률 자문 끝에 '과거의 평균 가격'을 공개하는 것은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어 시행령 개정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25일 "개정 시행령에는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개한다는 문구까지 담았다"면서 "규개위 판단 이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 즉시 시행하는 만큼 다른 변수가 없다면 올해 안에 개정 시행령이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유통단계별 석유제품 공급가격 공개 조치가 영업비밀 침해 논란을 뚫고 이른 시일내 시행됨으로써 현재 2천원선까지 위협하고 있는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