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불황 속 `복권 열풍' 도 넘었다

올해 복권매출 제한선 3천억 초과한 3조1천억 예상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경기불황 속에서 복권 열풍이 일고 있다.

복권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한도액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등 위험 수위가 임박해지자 사행산업 감독기구가 복권 판매 중단을 권고하고 나섰다.

5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복권 총매출액은 2조7천948억원으로 지금의 판매 추세라면 12월까지 매출은 3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11월 판매액만으로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권고한 연간 발행한도까지 98억원만을 남겨둔 상태이며, 소비심리가 커지는 12월에는 3천억원 이상의 복권이 팔릴 것으로 복권위는 전망하고 있다.

로또와 연금복권 열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복권 판매액이 감독기구의 판매 권고액을 크게 넘어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매출액이 발행한도를 큰 폭으로 초과할 것으로 우려되자 사감위는 최근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온라인복권(로또)의 `발매차단 제한액 설정'을 권고했다. 연말까지 복권 판매를 대폭 줄이거나 사실상 중단하라는 것이다.

총리실 산하 사감위가 설정한 올해 복권매출 총액은 모두 2조8천46억원으로, 판매량이 한도를 넘으면 2009년 사감위 활동 개시 이후 처음으로 복권매출 총량이 초과한다. 그것도 권고 수준을 무려 3천억원 이상 초과하게 된다.

사감위는 매년 복권, 경마, 경륜, 카지노 등 6대 사행산업의 매출 총량을 설정한다. 매출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이듬해 매출 총량의 한도를 줄이거나 도박중독 치유 등을 위해 사용하는 분담금을 증액하는 등 벌칙을 준다. 사행산업이 과도하게 성장하는 것을 규제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복권위는 지난 10월27일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사감위의 판매 중단 권고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로또의 격주 판매나 판매시간 축소 등을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소비자의 집단 민원 등 반발을 사고 전국 복권판매점 1만8천여곳의 판매 중단으로 자영업자들의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복권위는 전체회의에서 총량 초과에 따른 문제보다 판매 중단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판촉자제 등을 추진하되 인위적으로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복권위 관계자는 "복권 발행을 중단하면 소비자의 집단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영세한 복권 판매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로또의 격주발행, 판매시간 제한 등을 검토했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복권이 사행산업 중 사행성과 중독성이 가장 낮으므로 총량 설정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사감위와 협의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로또의 판매 중단 여부는 복권위의 의결사항이기 때문에, 결국 복권위의 반대로 사행산업감독기구의 권고는 현실적으로 관철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정부가 복권 과열을 방조한다는 비판도 있다.

사감위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는데다 복권 판매수입으로 충당되는 복권기금이 연 2조6천억원에 달해 복권이 많이 팔리면 재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복권판매 예상액에서 사감위의 총량한도를 뺀 초과분 2천954억원 가운데 1천520억원이 재정수입으로 잡힐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복권 열풍으로 말미암은 사행성 확산 등 부작용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판매를 강제로 줄이는 등의 처방은 현실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매우 어렵다"고 난감해 했다.

하지만 문제는 복권 열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판매한도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복권은 서민들이 주고객이라 불황기에 과도한 복권 열풍으로 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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