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지난 4일 승객 140여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이륙해 제주로 가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 후 10분 만에 새와 충돌, 새가 양쪽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서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소동을 빚으며 '조류충돌(bird strike)'에 대한 우려가 새삼 제기되고 있다.
양쪽 엔진 모두에 새가 빨려들어가는 경우 엔진 두 개가 멈출 수도 있기 때문에 극히 위험한 상황으로 분류되지만, 경험이 많은 베테랑 조종사가 엔진에 이상이 생긴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후문이다.
조류 충돌로 비행기가 회항하는 사태가 국내에서 빚어진 것은 지난 3월 김해공항에서 이륙하던 에어부산 여객기에 이어 올 들어 2번째이다. 특히 지금은 철새 이동철이라 조류 충돌 사고가 더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일 국토해양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해마다 60~70여건의 조류 충돌사고가 보고되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착륙 후에야 동체에 부딪힌 새의 혈흔으로 충돌 사실을 인지하는 경미한 사고로 분류된다.
조류 충돌로 인해 비행기가 회항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2~3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매우 드문 일이지만 올해에만 조류 충돌로 비행기가 2차례나 회항하는 사태가 일어나자 항공안전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항공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성영 국토부 공항안전과장은 "우리나라는 외국 공항에 비해서는 조류 충돌 사고가 적은 편이지만 주로 철새가 이동하는 봄과 가을에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며 "현재 주요 공항마다 조류 퇴치반을 운영하며 항공기의 안전 이ㆍ착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공항의 조류 퇴치반은 인천공항에 30명, 김포와 제주공항에 각각 8명이 상주하고 있고, 김해공항에서는 공군이 조류 퇴치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달리는 자동차를 이용해 새를 몰아내거나 공포탄을 쏘기도 한다. 또 새가 싫어하는 매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고, 새의 먹이가 되는 풀을 베어내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조류를 퇴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도 새를 쫓아내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드물게 새를 사살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조류 퇴치 작업을 통해 공항 안의 새는 쫓을 수 있지만, 항공기가 이륙하는 경로에 있는 공중의 새는 퇴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성영 과장은 "자동 로봇으로 레이더를 쏘는 등의 신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까지 공중의 새까지 퇴치하는 완벽한 기술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항공사들 역시 이착륙 중이나 운항 중에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면 회항하거나 비상착륙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훈련 등을 통해 조종사에게 조류 충돌시 대처법을 교육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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