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고용보험, 회사측 회피에 실업자 두 번 운다

고용 사실 고의 누락 '비일비재'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13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센터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찾아온 김순임(64·여)씨는 말문이 막히는지 눈물을 글썽였다. 실업급여 신청서를 내기까지 험남한 과정을 생각하니 서러운 마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통에 집안일을 돌보느라 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던 김씨는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우며 식당 허드렛일과 청소부를 전전했다. 의료보험이나 고용보험의 수혜를 받은 적은 없었다. 몇해전 겨우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직장을 잃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다니던 청소 용역업체에 요구를 했고 이렇게해 입사 9개월만에 대상자가 된 것이다. 김씨는 3년 넘게 일했지만 용역업체의 늑장 대처로 2년치의 실업급여만 인정받게 됐다. 김씨는 "나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고, 회사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씨처럼 실업급여 수급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회사에서 고의적으로 고용관계를 누락해 신고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늘며 통계에서 누락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1월 현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명으로 지난해 동기(7만1천명) 대비 1천명이 줄었다. 고용부는 고용 시장이 호전되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고용보험 가입률(42.3%)이 절반도 안 되는 비정규직이 599만5천명(34.2%)이나 된다. 비정규직 양산이 실업급여 신청자수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동희 노무사(법률사무소 새날)는 "회사측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등의 사회보험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고용 사실을 고의로 누락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비정규직의 경우 적은 월급에 사회보험까지 모두 제하면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아 회사측과 협의해 사회보험을 제외하고 계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무지로 인해 실업급여 수급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실업급여 신청 기간을 지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업 이후 고용보험 수급 대상이 줄어드는 이유인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보험 신고를 미루거나 누락시킨 점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고용센터에서 확인청구 신청을 할 수 있다"며 "고용보험 가입과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해 자발적 가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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